현직 검사와 검찰 직원들이 충북 청주시 키스나이트클럽 소유주 이원호(50)씨로부터 향응을 받은 사실이 드러나 대검의 전면적인 감찰을 받게 된 청주지검은 폭풍 전야의 긴장감에 휩싸였다. 직원들이 이씨와 유착한 정황들이 속속 확인되고, 내부에 이씨를 비호하는 세력이 있다는 말까지 흘러나오자 지검 수뇌부는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특히 이씨가 향응 리스트까지 갖고 있다는 설이 나돌면서 그 진위에 신경을 곤두세우는 모습이다.청주지검 안팎에서는 벌써부터 이씨와 유착한 수사관 3, 4명이 실명으로 거론되고 있으며 이씨를 감싸고 있는 검사의 이름까지 흘러나오고 있다. 심지어 한 검사가 이씨와 어울려 골프를 치고, 금품도 받았다는 설까지 난무하고 있다.
검찰 내부에서 흘러나온 말을 종합해보면 이씨와 친분을 유지하고 있는 검사와 직원은 대략 7, 8명 선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중 이씨의 사업과 연관있는 분야의 직원들이 이씨와 특히 가깝게 지낸 것으로 거명되고 있다. 그러나 이씨가 10여년 전부터 각종 유흥업소를 운영하면서 검찰 인사들과 거미줄 같은 인연을 맺은 점을 감안하면 이씨와 관계를 맺고 있는 검찰 인사는 예상보다 훨씬 많을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실제 이씨는 검찰 인사들과의 친분을 과시하고 다닌 것으로 알려졌다. 청주변호사회 소속 A변호사는 "자신을 구속했던 검사에게까지 술대접을 할 정도로 이씨의 친화력은 대단하다고 소문나 있다"며 "이씨는 만일의 경우에 대비해 아는 변호사를 통해 법원 판사에게 접근하려 했다는 이야기까지 있다"고 귀띔했다.
청주지검에 대한 감찰은 검찰 직원들과 이씨의 오랜 유착 때문에 발생한 것인 만큼 검찰이 자초한 일이라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이씨가 검찰에 줄을 대기 시작한 것은 유흥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든 10여년 전. 이후 검찰과 이씨가 깊은 관계라는 말이 무성해지기 시작하면서 청주 지역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졌고, 실제 걱정 어린 충고가 검찰에 전달되기도 했으나 무시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출신의 B변호사는 "그동안 이씨와 검찰 일부 인사의 밀월을 놓고 말들이 많아 주위에서 조심해야 한다고 우려감을 전달했지만 간부들이 이런 지적을 애써 외면해왔다"고 말했다.
청주 지역에서는 이번 기회에 업자와 검찰의 검은 고리를 근절해야 한다는 여론이 확산되고 있다. 충북참여자치시민연대는 성명을 내고 "미온적 수사, 향응 제공 파문을 일으킨 청주지검이 이 사건을 제대로 수사하기는 적절치 못하다"며 "투명하고 공정한 수사를 위해 대검 중수부가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청주=한덕동기자 ddha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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