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스탠다드차타드 은행(SCB)이 최근 한미은행 지분 9.76%를 매입, 2대 주주로 올라선 데 이어 최대 주주인 칼라일·JP모건 컨소시엄의 지분 전량을 포함해 전체 주식의 50%이상을 인수하는 방안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여기에 최근 다른 외국 은행 한곳도 경영권 매입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져 한미은행 인수(M&A)전이 본격화할 전망이다.
7일 정부와 금융계에 따르면 스탠다드차타드 은행은 지난달 31일과 이달 6일 삼성전자와 삼성생명이 보유했던 한미은행 주식 1,982만주(9.76%)를 매입한 데 이어 칼라일이 보유한 36.6% 지분도 전량 인수를 추진 중이다.
스탠다드차타드가 칼라일 지분까지 인수할 경우 총 46.36%의 지분을 갖게 되며, 과반수 주식을 확보하기 위해 기관투자가 등을 대상으로 추가 지분매입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스탠다드차타드 관계자는 최근 금융감독위원회를 방문, "한국의 은행업에 관심이 있다"며 "한미은행 지분 인수는 단순한 주가차익을 목적으로 한 것이 아니다"고 밝혔다. 금감위 관계자는 "한미은행 최대 주주인 칼라일의 지분은 현재 아무런 매각 제한조건이 없다"며 "스탠다드차타드가 적극적인 추가 지분매집에 나설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멀빈 데이비스 스탠다드차타드은행 대표도 6일 영국에서 열린 상반기 실적관련 투자자 설명회에서 "한국에서 3·4분기에 소매금융사업에 본격 뛰어들 계획"이라며 "이미 한국의 리딩뱅크 중 하나인 한미은행 지분을 일부 인수했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마이크 드노마 소매금융 본부장은 5월 28일 국내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여름이나 가을 초에 한국에서 개인대출부문에 진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칼라일은 이미 지난해말에 모건스탠리를 M&A 주간사로 선정, 국내외 투자자를 대상으로 한미은행 지분 매각을 추진해왔기 때문에 이번 기회에 주식을 전량 처분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칼라일 측은 상당한 경영권 프리미엄을 요구할 것이 분명하기 때문에 가격 협상이 관건이 될 전망이다.
한편 이날 한미은행 주가는 전날보다 9.33%(830원) 올라 9,730원으로 치솟았다.
한미은행 주식의 매도창구였던 삼성증권과 외국계 투자은행인 골드만삭스는 스탠다드차타드가 한미은행 경영권 확보에 관심을 두고 있다고 판단, 목표 주가를 각각 1만2,000원과 1만1,500원으로 대폭 상향 조정했다.
/남대희기자 dhna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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