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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ekzine Free/ 주목! 새비디오 & 꿩대신 닭

입력
2003.08.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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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그리스식 웨딩'(My Big Fat Greek Wedding)은 결혼이라는 보편적인 소재를 미국 내 그리스 이민 가족에 풀어 놓음으로써 전혀 색다른 맛의 로맨틱 코미디가 됐다. 각본과 주연을 맡은 니아 바르달로스(툴라)의 재치 넘치는 대사, 활기 넘치는 그리스 음악, 괴팍하면서도 다정한 그리스인의 개성이 잘 드러난다. 저예산 영화지만 입소문이 퍼지면서 미국 흥행에서도 성공했다.'여필종부' '삼종지도'를 미덕으로 삼는 그리스 가부장 제도 안에서 툴라가 지혜롭게 사랑과 행복 모두를 거머쥐는 과정을 속도감 있게 그렸다. 가족들이 꾸리는 그리스 식당에서 웨이트리스로 일하는 툴라. 완고한 어른들의 시집가라는 잔소리에 숨이 막힌다. 툴라는 늦은 나이에 컴퓨터 공부를 결심하면서 자신감을 얻는다. 직업도 여행사로 바꾸고 다정다감한 미국인 애인과도 연애를 시작한다.

배경이 다른 두 집안이 이들의 연애를 어떻게 받아들일까를 살펴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안 마시겠다는 사람에게 굳이 술을 강권하고, 남의 일에 참견하기 좋아하는 그리스 대가족사회를 익살스럽게 그렸다. '남자는 집의 머리지만 여자는 집의 목이지. 머리는 목이 돌리는 대로 돌아간단다' 같은 위트 가득한 대사를 놓치지 말 것. 12세가.

영국으로 이민한 인도 가정의 소녀가 꿈을 찾아 뛰어다니는 '슈팅 라이크 베컴'(Bend It Like Beckham)을 '나의 그리스식 웨딩'과 함께 보면 더 흥미로울 듯. 전통이라는 이름으로 인습을 강요하는 어른들과 자유를 원하는 젊은이 사이의 줄다리기를 웃음으로 감싸고 있다는 점에서 두 영화는 퍽 비슷하다.

제스(파민더 나그라)는 낮이나 꿈 속에서나 그라운드를 누비는 축구 소녀. 남자들의 동네 축구도 성이 안 찰 정도로 현란한 드리블과 볼 키핑 능력을 자랑한다. 제스는 곧 여자축구팀에 입단을 하지만 인도식 전통에 굳게 얽매여있는 부모님은 야멸차게 제스의 축구화를 낚아챈다.

영국 내 인도 사회는 여성에게 숨 막히는 공간. 터번을 두른 아버지와 집안 어른들은 남녀 구분 없이 '여자는 조신해야 한다'라는 계명을 신봉한다. 집안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제스는 거짓말을 하고 독일 원정 경기에 나섰다가 들통이 난다. 제스 언니의 결혼식은 이 영화의 하이라이트. 시끌벅적하면서도 관능적인 인도식 결혼 피로연, 화려한 전통의상 사리 등 인도 문화의 강렬한 향기가 오감을 자극한다. 강도 높은 축구 훈련을 받은 여배우의 실력도 잔재미. 축구 스타 베컴이 카메오로 등장한다. 12세가.

/이종도기자 ecr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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