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한 고전 발레는 웬만한 팬이라면 장면 하나하나를 다 외운다. 반면 현대 무용의 실험적이고 파격적인 몸짓을 이해하는 사람은 드물다. 고전 발레의 미학을 현대적 감각에 버무린 모던 창작발레는 이 둘 사이의 조화를 추구한다. 유니버설발레단(UBC)이 28∼31일 LG아트센터에서 전통적인 화려한 군무부터 난해한 동작까지 공존하는 '네 가지 모던 발레의 유혹'을 선보인다.1984년부터 조지 발란신, 추산고 등 세계적 안무가들의 작품을 소개하면서 모던 발레 레퍼토리 개발에 앞장서온 UBC는 이번에는 국내외 대표적 안무가 4명을 초청하고 이 발레단 출신 무용수를 불렀다.
참여 안무가는 스위스 취리히 발레단 예술감독의 하인츠 슈푀얼리, 스페인 국립무용단 예술감독 나초 두아토, 홍승엽 댄스시어터온 예술감독, 유병헌 UBC 부예술감독이다. 처음 방한하는 슈푀얼리는 유럽 모던발레를 이끄는 대표적 안무가. 고전 발레의 흔적이 많이 남은 신고전주의 경향을 추구하는 그는 최근작 'All Shall Be'에서 역동적이고도 위트가 넘치는 남성 군무와 비제 교향곡의 감미로운 음률에 얹은 세련된 기교를 보여준다. 2002년 한일월드컵 기간에 내한한 바 있는 나초 두아토는 아마존 열대우림의 아름다움을 예찬한 '숲'을 무대에 올린다. 1990년 초연된 이 작품은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나무의 요정 드라이어드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자연과 인간의 교감을 환상적으로 표현했다.
홍승엽씨는 '뱀의 정원'이라는 제목으로 뱀의 유혹에 빠진 이브의 망설임, 도피, 자아발견의 강한 욕망 등을 강렬한 동작으로 표현하고, 유병헌씨는 라흐마니노프의 '파가니니 주제에 의한 변주곡'을 테마로 발레 '파가니니 랩소디'를 올려 한국 모던 발레의 현주소를 보여준다. 특히 이번 공연에서는 UBC 출신인 강예나(아메리칸 발레 시어터) 전은선(스웨덴 왕립 발레단) 안은영(도이체 슈타츠오퍼) 권혁구(미 애리조나 발레단) 조주환―조은주(미 새크라멘토 발레단)를 만날 수 있다. 2만∼8만원 (02)2005-0114
/최진환기자 cho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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