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가수 이정'. 이제 막 활동을 시작한 가수 이정(22)의 소속사에서 낸 자료에는 신참 가수를 설명하기에 너무도 부담스러워 보이는 '국민가수'라는 수식어가 붙어있다. "국민 가수감"이라는 자신에 찬 설명이다.신승훈, 김건모, 클론 등을 스타로 키워낸 프로듀서 김창환은 그를 "10년 만에 나온 국민가수 재목"으로 점찍었다. 이정의 목소리를 듣자마자 "10년을 기다려온 목소리"라고 극찬했다고 한다. 타이틀 곡 '다신'에서 쏟아져 나오는 강함과 섬세함을 파도 파듯 넘나드는 매력적인 목소리는 그 극찬이 빈말이 아님을 입증해 준다. 그리 크다고 할 수 없는 키에 탄탄한 몸매. 빼어난 외모는 아니지만 가끔 번뜩하는 강렬한 눈빛 탓에 양동근을 연상하는 반(反)영웅의 이미지까지 풍긴다.
"원래 운동을 했어요. 유도 하다가 고등학교 2학년 때 부상으로 그만 두고 허전함을 채우려고 음악에 빠져 들기 시작했죠." 운동의 흔적은 약간 일그러진 양쪽 귀에 남아 있다. 트인 목청은 유전이다. 할아버지는 동네에서는 '명창' 소리를 들을 만큼 판소리에 소질이 있었다. 그가 가수 하겠다고 나섰을 때 아버지도 "사실나도 가수가 되고 싶었다"고 비밀을 털어 놓으며 등을 두드려 주었다.
데뷔 앨범은 어쩌면 '지극히 김창환적'이라고 할 수도 있다. 김건모의 '핑계'와 비슷한 레게풍의 '고백', 구준엽이 랩을 해 준 '안녕' 등이 그렇다. 이정은 "프로듀서의 색깔이 너무 강하게 드러나 있다고도 말하더라"고 조금스레 털어 놓는다. 하지만 "많은 대화를 통해 흑인음악 취향의 내 색깔을 집어 넣으려 노력했다"고.
이제 막 가수로 발을 내딛은 자신 앞에 놓인 '국민가수'라는수식은 끊임 없이 그의 어깨를 누르는 듯 했다. 하지만 "유도했을 때는 국가대표가 꿈이었어요. 이제 국가대표 대신 국민 가수로 꿈을 이뤄야죠." 의지가 굳다.
/최지향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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