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태우 전 대통령은 꼼꼼쟁이(꼼꼼한 사람), 장세동 전 안전기획부장은 모범수용자.' 교도관 출신의 첫 법무부 교정국장을 역임했던 이순길(61·사진) 동국대 행정대학원 겸임교수가 5일 '교도소 사람들(도서출판 찬섬)'이라는 책을 펴내면서 전두환, 노태우 두 전직 대통령과 장세동 전 안기부장, 김재규 전 중앙정보부장 등 고위 인사들의 수감생활을 생생히 묘사, 눈길을 끌고 있다.이 교수는 두 전직 대통령의 경우 오랜 군생활 등으로 인해 규칙적인 구치소 생활에 잘 적응했다고 전했다. 이들은 특히 매일 한시간씩 구보와 맨손체조 등으로 몸을 단련해 걸핏하면 질병을 호소하는 다른 지도층 인사들과 다른 모습을 보였다고 한다.
노 전 대통령은 꼼꼼한 성격이 화제였는데 법정에 다녀온 뒤 방에 누군가 왔다 간 흔적을 발견, 교도관들의 '검방'(檢房)을 알아채곤 "도대체 사람을 못 믿는 것이냐"며 불같이 화를 냈다고 한다. 장 전 부장은 교도관들에게도 깍듯이 존대말을 하고 청소, 설거지, 빨래도 직접 해 존경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장 전 부장은 특히 눈병이 악화, 외부 병원 진찰을 권유받자 "나 하나 때문에 교도관 5,6명이 고생해서야 되겠습니까"라고 반문해 교도관들을 감격시키기도 했다. 박정희 전 대통령을 시해한 김 전 부장의 사형 집행 직전 모습도 눈길을 끈다. 그는 교도관들에 의해 양팔이 잡힌 순간 얼굴이 창백하게 변했지만 위엄을 잃지 않으려 끝까지 노력한 것으로 묘사돼 있다. 그러나 그도 결국 형장 바로 앞에서는 정신을 잃어 교도관들에게 들려가다시피 했다고 이 교수는 밝혔다.
/박진석기자 jseo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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