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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복이 따라 남도 구석구석 누볐죠"/"호두나무 왼쪽길로" 단행본 출간 박흥용 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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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복이 따라 남도 구석구석 누볐죠"/"호두나무 왼쪽길로" 단행본 출간 박흥용 씨

입력
2003.08.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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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기씨가 누구예요?"중견만화가 박흥용(42)씨가 3월부터 한국일보에 연재하고 있는 여행만화 '호두나무 왼쪽길로'독자들이 가장 궁금해 하는 내용이다. 주인공 박상복이 동네 누나 경희의 부탁으로 남도 구석구석을 누비며 찾는 그녀는 누구일까.

'호두나무 왼쪽길로'가 단행본(도서출판 황매 발행)으로 출간됐다. 커다란 호두나무 아래 어린 상복이 서 있는 첫 장면을 표지로 한 1권에는 충북 영동에서 전남 목포까지의 여정이 200여 쪽에 걸쳐 담겨 있다. 8월 말을 전후해 2권이 나올 예정이다.

작가를 만나 독자들을 대신해 물어보았다. "주인공 상복과 관계가 있는 인물 아닌가 하는 추측도 있던데…" "글쎄요…. 아직 밝힐 수 없지요. 좀 더 지켜 보시면 궁금증이 풀릴 겁니다."

"두둥. 두두두둥…." 작가는 '호두나무…' 연재를 시작한 이후 주인공 상복의 행로를 따라 실제로 남도 구석구석을 오토바이로 누비고 있다. 먼 곳은 기차나 고속버스를 이용하기도 하지만 웬만한 곳은 오토바이를 타고 간다. 그와 상복의 고향인 충북 영동에서 김천, 함양, 남원, 목포, 부산, 밀양 등을 지나 이제 문경에 도달했다. 대부분 예전에 다녀본 곳이지만 최근 사정을 만화에 담기 위해 직접 가서 확인한다. 길이 어떻게 변했는지, 새로 조성된 관광지는 어떻게 생겼는지 등등의 변화를 샅샅이 살핀다. 그가 애쓴 덕분에 만화에 그려진 여행지의 생생한 정보와 묘사를 보고 현지를 여행해 보았다는 독자들도 많았다.

"여행 만화는 나름대로 재미 있어요. 현지의 객관적 정보와 주관적 느낌이 섞여 화학작용을 일으키고 그것이 그림으로 표현되지요. 초봄에 찾은 남원 광한루는 춘향전의 무대이자 관광지라는 이미지와 달리 쓸쓸한 분위기여서 당황했고 20년 만에 찾은 해남 토말은 온통 여관과 음식점으로 뒤덮여 얼토당토않은 복병을 만난 기분이었어요. 도시의 객관적 정보를 나름대로 재해석하는 것도 흥미롭지요. "

여행만화는 상상력 만으로 그릴 수 없다. 현장을 작가 스스로 충분히 알고 있어야 주인공의 동선(動線)이 커진다. '헌팅'(현지 답사)은 만화 그리기 전에 거쳐야 할 필수 코스다.

'호두나무…'를 통해 우리나라 이 고장 저 고장의 정보에 접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들의 삶을 여행처럼 더듬어 보는 것 같다는 반응도 많다. 여행 정보를 많이 소개하지만 그의 대표작 '구르믈 버서난 달처럼'에서 서자 출신 한견주의 삶을 통해 보여준 '자기 모색 '의 테마 의식이 언뜻언뜻 비친다. 어머니의 재가 사실을 알고 난 뒤 그토록 가고 싶어했던 서울과는 반대인 남쪽으로 향하는 상복의 여정은 자기를 찾아가는 과정이다.

지난 5개월 동안 누빈 우리 산하의 풍경은 형용할 말이 없을 정도로 아름다웠다는 것이 작가의 인상이다. "무주 일대에서 다른 차는 하나도 없는데 내 오토바이 소리가 산자락을 때리고 돌아오는 것을 들으며 완만한 산등성이를 구비구비 달리는 장면을 상상해 보세요. 어떻게 그걸 글이나 그림으로 표현할 수 있겠어요. 우리나라에는 아직도 비경이 많이 남아있어요."그러나 그의 만화를 보면 만화가 아니면 표현하기 어려운 내용도 많다.

그에게는 여름 휴가가 없다. 매일 매일 신문에 연재해야 하기 때문에 끝날 때까지 긴장을 늦출 수도 없고, 잠시도 쉴 틈이 없다. "딸기 이야기 만이 아니라 다른 에피소드나 여행 매니아들만 아는 정보 등 준비해 둔 것이 많으니까 계속 지켜봐 주세요."

/남경욱기자 kwnam@ 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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