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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몽헌 자살 충격/ 현대그룹 경영구도 변화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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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몽헌 자살 충격/ 현대그룹 경영구도 변화오나

입력
2003.08.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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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그룹 총수인 정몽헌 현대아산 이사회 회장의 자살로 현대그룹 경영 구도 변화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MH(정몽헌)의 직·간접적 영향권 안에 있던 현대아산과 현대상선, 현대엘리베이터 등 6개 계열사가 '구심점'을 상실, 소유·지배 구조에 지각변동이 일어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현재 정 회장이 지분을 보유한 회사는 현대상선(4.9%)과 현대상사(1.2%) 단 2곳 뿐이며 그나마 현대상사는 지난달 완전감자로 지분이 소멸되는 등 한때 11개에 달했던 계열사는 실질적으로 6∼7개로 줄어들었다. 정 회장은 현대상선 지분을 앞세워 상호출자를 통해 현대그룹 계열사를 지배해왔다. 현대상선의 계열사 지분은 현대아산 40% 현대증권 16.63% 1.5% 현대정보기술 4.84% 현대택배 30.11% 등이며 현대증권이 현대엘리베이터의 지분 4.89%를 보유하고 있다.

현대그룹 관계자들은 정 회장의 그룹총수 지위는 '상징적'일 뿐 2000년 '왕자의 난'이후 대북사업에만 전념하고 나머지 계열사는 전문경영인에게 맡기는 독립 경영 체제를 유지해 왔다고 말했다. 현대상선 관계자는 특히 "현대상선은 독자경영체제를 갖추었지만 정 회장의 존재 때문에 현대그룹의 지주회사처럼 비쳐진 측면이 있다"고 밝힌 뒤 현대상선 등의 계열 분리가 가속화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현대아산의 변화도 불가피하다. 일단 정 회장이 김윤규 사장 앞으로 작성된 유서에서 '금강산 관광사업의 지속적인 추진'을 당부한 점 등을 고려할 때 김 사장이 현대아산과 대북사업을 주도적으로 끌고 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그러나 고 정주영 명예회장의 유지가 담긴 대북사업에 현대가 형제들이 어떤 식으로든 관여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와 주목된다. 일각에선 자금난에 시달려온 현대아산이 금강산 사업의 주도권을 정부에 넘겨주는 계기로 삼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현대그룹 계열사들이 대부분 적자 상태이거나 채권단 관리에 있어 일각에서는 정 회장의 형제 및 가족 기업에 인수될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특히 현대자동차그룹의 정몽구 회장이 현대가의 법통을 계승하는 차원에서 일부 계열사를 인수할 것이라는 관측이 적지 않다. 그러나 현대자동차측은 형제간 문제와 비지니스는 별개라며 이러한 관측 자체를 경계하고 있다.

/이종수기자 js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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