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를 못해 죄송하다"는 유서를 남기고 고교생 아들이 자살하자 이를 비관한 아버지가 10일 뒤 숨진 아들의 방에서 목숨을 끊는 사건이 발생했다.3일 오후 1시20분께 서울 영등포구 문래동 방모(45)씨의 집에서 방 씨가 둘째아들 방 붙박이장에 전기줄로 목을 매 숨져 있는 것을 장남(19·재수생)이 발견,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에 따르면 방 씨는 방문을 안으로 걸어 잠근 뒤 성적하락을 비관해 숨진 둘째 아들(16·K고 2년)과 마찬가지로 팬티차림으로 목숨을 끊었으며 유서는 남기지 않았다.
이에 앞서 둘째 아들은 지난달 24일 "공부와는 인연이 없는 것 같다. 부모님이 나를 많이 사랑하기 때문에 야단치는 거라고 생각한다"는 내용의 유서를 남기고 자신의 방 붙박이장에 목매 자살했다.
경찰조사결과 개인택시 운전을 하는 방 씨는 옷 수선을 하는 아내와 함께 재수를 하는 장남을 스파르타식 학원에 보내고, 둘째 아들의 학원비 마련을 위해 아파트를 처분, 전세로 옮기는 등 어렵게 뒷바라지를 해왔다.
경찰 관계자는 "방 씨가 아들의 자살 후 계속 울며 우울해 했다는 가족들의 진술로 미뤄 아들의 죽음을 자책해 목숨을 끊은 것으로 보인다"며 "입시경쟁의 극단적 폐해를 보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말했다.
/김명수기자 lecer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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