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잔 윌슨 슬로빅 지음·임옥희 옮김 여성신문사 발행·8,500원게일 에반스 지음·노혜숙 옮김 해냄 발행·1만원
이 책들은 여성이 사회에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를 구체적으로 다루고 있다. 이론적이고 사변적인 당위성을 강조하는 것이 아니라 저자들의 풍부한 경험과 주변 사례를 들어가며 조목조목 짚어나간 것이 특장점이다. 직장 여성을 위한 실천 지침서, 실전 매뉴얼인 셈이다.
제목부터가 책의 성격을 그대로 드러낸다. '유리 천장을…'의 원제는 'The Girl's Guide to Power and Success'다. TV 앵커로 시작해 대출금융업계 최초의 여성 간부를 지낸 저자는 권력과 성공간의 관계에 주목한다.
여성들은 성공을 얻기 위해 끊임없이 똑 같은 싸움을 하고 있는데 이는 여성들이 권력의 개념을 전혀 모르기 때문이다. 권력과 성공은 따로 떼어서 생각할 수 없는데도 여성들은 권력 가까이에 가는 것을 금기로 여겨왔다. 그래서 여성들의 성공 이야기에 여성들이 확보하고 관리해야 할 긍정적 의미의 권력 개념을 접합시켰다고 저자는 설명하고 있다.
그런데 권력과 성공을 향한 첫 단계가 눈을 끈다. '착한 여자'처럼 생각하는 것을 멈추고 '영리하고 재치 있는' 여성처럼 행동하기 시작하라는 것이다. 그러려면 세상의 차별을 보지 못하거나 애써 보지 않으려 하는 현상인 유리 천장을 깨야 한다. 유리 천장은 스스로 만든 것이고, 오래된 관습과 같다.
'그녀가 승리해야…'도 마찬가지다. CNN 최초의 여성 수석 부사장 출신의 저자는 지금까지 여성은 남성이 지배하는 비즈니스 세계에서 성공하기 위해 그들이 만들어 놓은 게임의 법칙을 배워야 했지만 그것만으로는 성공하기가 어렵다고 주장한다.
'여자인 우리 자신이 여자에게 일을 주지 않으면서 누구를 탓하겠는가'라고 자문하면서 여자는 우선 뭉쳐야 한다고 강조한다. 비즈니스 경기에서 '여성 팀'으로 뛰어야 한다는 것이다. 여성의 가치와 개성을 살려 서로 돕자는 의미다. 팀 플레이는 남성의 게임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지만 여성에게는 가장 취약한 부분이기 때문이다. 여성의 성공에서 본질적 요소는 여성의 집단적 목소리를 만들기 위해 함께 힘을 합할 수 있는 능력이라는 점에서 두 책은 의견을 같이하고 있다.
남자 입장에서 읽다 보면 '직장에서의 남녀 차별이 이 정도까지 심한가, 그것도 미국이라는 선진국에서…'라는 생각에 새삼스럽게 주위를 둘러보게 된다.
이상호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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