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 3월8일부터 한 달간 싱가포르, 베이징(北京) 등에서 4차례에 걸쳐 정부측 특사로 남북정상회담 예비접촉을 가졌던 박지원(朴智元) 전 청와대 비서실장이 "4차례 예비접촉 현장에서 모두 김영완씨를 본 적이 있다"고 밝혔다.박 전 실장은 1일 서울지법 형사합의22부(김상균·金庠均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대북 비밀송금 사건 3차 공판에서 "출입국 기록을 보면 김씨가 예비접촉 시점에 싱가포르에 동행한 것으로 보이는데 우연의 일치냐"는 특검 질문에 "4차례 모두 먼 발치에서 목격한 적은 있다"며 "하지만 예비접촉과 관련해 논의하거나 동행한 사실은 없다"고 말했다.
정몽헌(鄭夢憲) 현대아산 회장은 "김씨를 현장에서 본 적은 없다"고 말했다.
특검은 또 임동원(林東源) 전 국정원장에게 "1, 2차 예비접촉이 결렬되자 3차 회의에서 정부 정책지원금 1억달러 지원을 결정한 것 아니냐"고 물어, 정상회담 성사가 어려워지자 정부가 1억달러 지원책을 마련했음을 시사했다. 임 전 국장은 이에 대한 답변은 거부했다.
정 회장은 또 "4차 회담 현장에서 북한측 인사로부터 정부의 1억달러 지원 사실을 듣게 됐다"며 "1차 회담에만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던 재일동포 사업가 요시다 다케시 사장은 4차례 모두 현장에 있었다"고 덧붙였다.
한편 특검측은 박 전 실장이 '자본거래에 대해 재경부 장관에게 신고해야 한다'는 외국환거래법 18조1항에 대해 위헌신청을 낸 것과 관련, 해당 조항을 적용한 공소 사실을 취소했다.
/이진희기자 riv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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