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알라, 새끼 낳지 마!"호주 빅토리아 국립공원이 야생 암컷 코알라 3,000여 마리에 피임약을 투약하기로 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30일 보도했다.
피임 효과가 있는 호르몬이 담긴 튜브를 피부에 삽입하는 방식이다. 피임 효과는 5년간 지속된다. 동물원이나 애완용이 아닌 야생 상태의 동물에 대해 이 같은 대규모 피임 시술이 시행되는 것은 처음이다.
이유는 코알라의 엄청난 번식력 때문이다. 평균 수명이 18년인 코알라는 생후 2년부터 짝짓기를 시작해 일생동안 10여 마리의 새끼를 낳는다. 게다가 '호주의 마스코트'로서 정부와 호주 코알라보호위원회(AKF) 등의 극진한 보호를 받은 덕분에 현재 전국에 10만여 마리가 번성하는 등 과밀 현상을 보이고 있다.
문제는 코알라의 유일한 먹이인 유칼립투스 나무가 남아 나지를 않는다는 것. 빅토리아 공원의 샐리 트로이 연구 책임자는 "피임 등의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5년 내에 유칼립투스 가 멸종돼 코알라 수천마리가 한꺼번에 굶어 죽을 것"이라며 "야생 고양이 등에 사용하는 외과적 피임 시술은 너무 잔인한 것 같아 인간에 사용되는 피임약을 선택했다"고 말했다.
/최문선기자 moons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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