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길승 청와대 제1부속실장이 6월28일 청주에서 향응을 제공받는 장면이 31일 밤 SBS 뉴스를 통해 방송되자 당시 누가, 왜 이 장면을 몰래 찍어 SBS에 넘겼는지를 놓고 설이 분분하다.우선 눈에 띄는 것은 당시 향응 장면을 찍은 인물이 계속 양 실장을 카메라 초점에 맞췄다는 점이다. 이는 양 실장의 신분과 청주에서의 일정을 정확하게 알고 있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 언제든지 비디오테이프를 활용, 양 실장은 물론 술자리에 동석한 인사들을 곤란하게 만들 의도가 있었다고 볼 수도 있다.
이와 관련, 청주 지역에서는 양 실장을 초청했던 민주당 충북도지부 부지부장 오모씨에게 불만을 품은 당내 반대세력이 비디오테이프를 촬영했을 것이라는 설이 돌고 있다. 도지부 관계자는 "오씨가 지난해 민주당 대통령 후보 국민경선 과정에서 충북팀장을 맡은 이후 시기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았다"며 "이들 가운데 누군가가 술자리 장면을 몰래 찍어놓은 것 같다"고 분석했다. 청주 지역에서는 6월28일 양 실장이 비밀 술자리를 가진 뒤부터 비디오테이프의 존재 소문이 나돌았었다.
검찰과 경찰 등 수사기관이 촬영했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양 실장과의 술자리에 동석한 K나이트클럽 소유주 이모씨의 조세포탈 및 윤락행위 방지법 위반 혐의를 수사중인 수사기관이 이씨를 미행하며 증거 수집용으로 촬영하던 중 양 실장이 우연히 걸려들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는 수사기관이 주요 수사자료인 비디오테이프를 방송사에 통째로 제공했겠느냐는 점에서 다소 설득력이 떨어진다.
역으로 경찰 수사를 받고 있는 이씨가 수사 무마 청탁용으로 활용하기 위해 찍어놓았던 것이라는 설도 있으나 이씨가 K나이트클럽 술자리에서 양 실장을 처음 만났다는 점에서 가능성이 약하다는 분석이다.
/청주=한덕동기자 ddha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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