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과 벙커 그리고 러프…. 자연과의 생존게임이 또 다시 시작됐다.올 시즌 미국 여자프로골프(LPGA)투어 마지막 메이저 대회인 2003위타빅스(Weetabix) 브리티시여자오픈(총상금 160만달러)이 31일 오후(한국시각) 잉글랜드 북서부 랭커셔주 블랙풀의 로얄 리섬 & 세인트앤스 골프장(파72·6,308야드)에서 막을 올리며 나흘간의 열전에 돌입했다. 아일랜드해 연안에 위치한 전형적인 링크스 코스로 북극에서 몰아치는 강한 해풍과 그린 주변 및 페어웨이에서 도사리고 있는 196개의 벙커, 허리까지 빠져드는 깊은 러프 등은 경기 내내 질주하려는 144명의 최정상급 선수들의 발목을 악착같이 붙잡았다.
2차 유럽 원정에 나선 12명의 '코리안 시스터스'선봉은 '골프여왕' 박세리(26·CJ)가 맡았다.
박세리는 이날 버디 4개와 보기 1개로 3언더파 69타를 쳐 공동 4위를 기록하며 시즌 3승을 향해 힘차게 나섰다. 5언더파 67타로 공동 선두에 오른 디펜딩 챔피언 카리 웹(29·호주), 웬디 워드(30·미국)등과는 2타차. LPGA 유일한 '슈퍼 그랜드슬래머'인 웹은 이글 1개에 버디 3개(보기 2개)를 잡아내며 대회 4승의 의지를 불살랐다. 박세리가 대회 초반 선두권으로 나선 적이 드문데다 뒷심까지 강하다는 점을 고려할 경우 우승 가능성이 상당히 높은 것으로 전망된다.
드라이버까지 교체하며 2001년 우승을 재연하겠다고 다짐한 박세리는 전반 보기 1개를 범하며 불안한 출발을 했다. 하지만 후반 들어 박세리의 샷은 달라졌다.
11번홀(파5)에서 두번째 버디를 낚은 박세리는 14∼16번홀에서 연속 3개홀 버디를 떨구는 집중력을 발휘하며 선두권으로 진입했다.
개인 통산 2승을 차지한 박희정(23·CJ)은 1일 새벽2시 현재 15번홀까지 버디 5개, 더블보기 1개로 3언더파로 박세리와 어깨를 나란히 했다. 박희정은 11번홀까지 보기 없이 버디만 4개 기록했으나 12번홀(파3)에서 더블보기를 범하며 주춤했지만 15번홀(파5)에서 버디를 추가하며 치고나갔다.
올 시즌 LPGA에 첫발을 내딛은 강수연(27·아스트라)은 버디 4개, 보기 2개로 2언더파 70타를 기록, 박세리의 뒤를 굳게 받쳤다. 또 LPGA 루키 양영아(25)는 버디 4개와 보기 3개를 엮어 1언더파 71타를 기록했다. 한편 '골프여제'아니카 소렌스탐(33·스웨덴)은 버디 6개,보기 2개로 4언더파 68타를 처 단독 3위에 랭크되며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향해 순항했다.
/박희정기자 hjpark@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