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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천직 / 장애인도우미견 훈련사 이동훈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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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천직 / 장애인도우미견 훈련사 이동훈씨

입력
2003.08.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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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이나 동물과 관련된 일을 하는 사람에 대해 사회적 편견이 여전하다. 직업의 '귀천'을 따지는 구습이 남아 있기 때문이다.이동훈(35) 삼성카드 장애인도우미견센터 운영과장은 그같은 편견과 구습을 일찌감치 뛰어넘었다. 그는 시각장애인에게는 눈이, 청각장애인에게는 귀가 되는 장애인도우미견을 훈련하는 고달픈 일을 이미 '숙명'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그는 "동물을 원래 좋아하는데다 직업 자체가 소외된 이웃을 위해 뭔가를 할 수 있는 것"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이 일을 즐기지 않으면 하루도 버티기 어렵다"고 토로하는 것을 보면 그의 직업이 평균 이상의 사명감을 요구한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다.

그는 1991년 서울대 법대를 졸업한 뒤 삼성그룹에 입사, 영상사업단에서 기획·편성 업무를 담당하던 평범한 회사원이었다. 하지만 95년 시각장애인 안내견 훈련사업 지원자를 모집한다는 그룹공고를 접하는 순간 '바로 내가 할 일'이란 생각이 들었다.

사실 원인을 알 수 없는 각막질환으로 오른 눈의 시력이 군복무를 면제받을 정도였던 개인적 경험과 이 때문에 스스로가 시각장애인들의 애환을 이해하고 있다는 믿음을 지녔던 게 결심을 굳힌 배경이 됐다. 그는 "대학 재학 중 생체각막 이식수술을 받기 위해 입원해 있는 동안 시력 장애로 고통받는 환자들을 보면서 아픔을 함께 느꼈다"고 말했다.

국내에는 안내견 양성 교육을 받을 곳이 없기 때문에 안내견 훈련사들은 해외전문기관에서 직능연수를 받고 있다. 이씨도 뉴질랜드로 유학을 떠나, 처음 2년간 안내견학교에서 변 치우는 허드렛일부터 시각장애인과의 적응 훈련까지 실무를 익힌 뒤 매시대에서 1년간 시각장애인 특수교육 및 재활을 전공하고 돌아왔다.

국내에서도 장애인복지법 개정으로 시각장애인 안내견의 공공장소 출입이 허용되는 등 사회적으로 인식이 많이 달라졌음을 실감하면서 이씨는 보람을 느낀다. 하지만 그는 "현재로선 시각장애인 안내견은 연간 10∼15마리, 보청견은 10마리 정도만 보급이 가능하기 때문에 장애인 도우미견이 여전히 부족하다"며 "장애인 복지를 위한 공공부문의 체계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문향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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