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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한·멕시코 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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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한·멕시코 위원회

입력
2003.08.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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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멕시코의 수도 멕시코 시티에서는 한·멕시코 21세기위원회 2차 회의가 열렸다. 위원회는 2001년 비센테 폭스 멕시코 대통령이 방한했을 때 양국의 관계 발전을 위해 설치가 합의됐고 지난해 가을 서울에서 1차 회의를 가졌다. 위원회에는 양국에서 각각 10여명 안팎의 각계 인사가 참여하고 있다. 3차 회의는 가을에 서울에서 열리고 다시 멕시코에서 열릴 마지막 회의는 양국 관계증진을 위한 각종 제안이 담긴 보고서를 채택한다. 이 보고서는 양국 정상에 제출되며 관련부처는 이행을 추진한다.■ 위원회 설립에 대한 양해각서는 "태평양 연안지역의 국제적 협력발전에 따라 21세기를 향한 전략과 조치 및 양국 관계에 대한 중장기 전망을 연구하기 위해"라고 목적을 명기해 놓고 있다. 서울에서의 첫 회의는 정치·외교협력 경제협력 산업협력 문화·교육·스포츠교류 등 4개 분과위를 구성했고, 멕시코에서의 회의는 분과별 주제발표를 한 뒤 실무차원의 토론이 있었다. 한국측은 멕시코 회의에 앞서 각계의 전문가를 초빙해 별도의 세미나를 갖고 회의에 임하는 입장을 정리했다.

■ 멕시코 회의의 주제는 단연 경제분야에 모아졌다. 멕시코측은 연 19억달러(2002년)에 달하는 무역역조를 들어가며 한국측에 더 많은 직접투자를 요구했고, 우리는 자유무역협정(FTA) 체결가능성을 타진했다. 이미 일본과 FTA를 마무리 지어가고 있는 멕시코는 안타깝게도 우리와의 FTA에는 소극적이었다. 우리는 멕시코가 두려워하는 '중국의 벽'을 넘자면 한국과의 전략적 제휴가 필요하다는 점을 역설했다. 회의에서는 우리와 멕시코의 유사점이 새삼 확인됐다. 우리가 동북아 중심국가(HUB)가 되기 위한 국가전략수립에 몰두하고 있는 것과 멕시코가 중남미 중심국가가 되겠다는 목표를 의욕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것이 우선 비슷했다. 김대중 정부에 이어 노무현 정부도 여소야대의 정국상황에 시달리고 있는 것과 71년 만에 수평적 정권교체를 이룩한 폭스 정부가 강력한 야당 때문에 시련을 겪고 있는 것도 동병상련이었다.

■ 회의의 결론은 양국관계의 장기적 발전을 위해서는 상호 이해가 증진돼야 하며 그러자면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는 쪽으로 자연스럽게 모아졌다. 지정학적으로 너무나 멀리 떨어져 있고, 역사적 문화적으로 공유할 부분이 거의 없다는 사실이 지적된 것은 당연했다. 일부 현지 교민들의 몰지각한 행동 때문에 멕시코인의 한국에 대한 감정이 악화되고 있다는 문제 제기도 빠지지 않았다.

/이병규 논설위원 veroic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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