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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하의 길위의 이야기] 서 보내는 휴가법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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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하의 길위의 이야기] 서 보내는 휴가법2

입력
2003.07.3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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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지도책 구입을 권했으니 그것을 활용한 휴가법 한 가지를 더 알려드리겠다. 역시 무의미한 휴가법이니 진지하게 듣지 않으셔도 되겠다.오늘은 흰 종이와 필기구와 깨끗하게 치워진 책상, 1,000원짜리 노트가 필요하다. 방에서 휴가를 보내실 분들에게 충고 하나 하자면 깨끗한 책상, 이거 정말 중요하다. 안되면 식탁을 이용하라. 최소 1mx1m의 텅 빈 공간이 있어야 한다. 그 공간에 흰 종이를 올려놓고 매우 불가능해보이는 프로젝트를 몇 개 적는다. 예를 들면 남극탐험, 에베레스트 등반, 컨테이너선으로 인도양 횡단하기, 경비행기로 대서양 횡단하기, 열기구 타고 유럽 가기 등이다. 스킨스쿠버 자격증 따기 같은 '쉬운' 것은 쓰면 안 된다. 그 중에서 에베레스트 등반을 골랐다면 준비한 노트의 표지에 자랑스럽게 '에베레스트 등반'이라고 쓴다. 그리고 정말로 간다는 기분으로 필요한 것들을 적는다. 인터넷이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체력훈련, 등반팀 모집, 스폰서 섭외, 네팔 비자 발급 등의 일정을 체크한다. 서점에 나가 '희박한 공기 속으로' 같은 에베레스트 등반기를 사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이렇게 진지하게 무의미한 일을 계속하다 보면 휴가는 금세 지나간다. 그리고 어쩐지 에베레스트를 다녀온 것 같은 기분도 든다.

/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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