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남대문 경찰서는 30일 유명 음료회사를 상대로 독극물 투입 협박을 한 전 K대 강사 김모(38)씨에 대해 공갈 등의 혐의로 구속 영장을 신청했다.경찰에 따르면 김씨는 28일 오전 10시30분께 다국적 음료회사인 C사에 전화를 걸어 "2억원을 입금한 통장과 비밀번호를 적은 입출금 카드를 오후 2시까지 대구 K대 도서관 앞 공중전화 부스에 갖다 놓지 않으면 제품에 독극물을 넣겠다"며 5차례에 걸쳐 협박한 혐의다. 발신지 추적 끝에 29일 오후 김씨를 검거한 경찰은 "집과 차량을 수색했지만 약물이나 약물을 탄 음료는 발견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1991년 대구 K대 성악과와 대학원을 졸업한 김씨는 4년간 강사생활을 한 뒤 95년 이탈리아로 유학을 떠났다 2000년 5월 귀국했다.
이후 2002년 1학기까지 대구 K대 등에서 시간강사로 일했으나 시간당 2만2,000∼2만4,000원, 월 40만원 가량의 급여로 최저 수준 이하의 생활을 하다 결국 지난해 부인과 이혼했다. 김씨는 강사를 그만둔 뒤 빚을 얻어 여관업을 하다 실패, 2억6,000만원 가량의 은행 빚과 카드 빚을 갚지 못하고 신용불량자로 등록됐다.
조사결과 김씨는 후배에게 "대학 강사 자리를 알아봐주겠다"고 한 뒤 받은 6,000여만원을 갚지 못하자 범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박은형기자 voic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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