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0년대 유신체제에 맞서 저항했던 기독교 인사들이 한자리에 모였다.한국민주화의 산 증인들인 이들은 박형규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이사장, 박상중 참여연대 공동대표, 오재식 전 월드비전 회장, 지명관 한림대 석좌교수, 박경서 인권대사, 일본의 쇼지 스토무 목사, 이인하 목사, 독일의 폴 슈나이스 목사, 미국의 페리스 하비 목사 등. 이들은 29일 서울 태평로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교육장에 모여 그 동안 알려지지 않았던 국내외 기독교 목회자들의 민주화 운동 활동을 공개했다. 최근 73∼88년 일본 진보월간지 '세카이(世界)'에 'T·K生'이라는 필명으로 '한국으로부터의 통신'을 연재, 군부독재의 인권탄압실상을 알린 이가 지 교수라는 사실이 밝혀진 것이 이날 모임과 기자회견의 계기가 됐다.
이들은 75년 제네바에서 비밀리에 결성된 '한국기독자민주동지회'를 거점으로 일본, 미국, 캐나다, 영국, 독일, 스위스, 스웨덴 등에서 긴밀한 연락망을 구축하고 한국 민주화를 위해 활동했다. 도쿄를 거쳐 전해지는 한국 유신 독재의 전횡과 그에 맞서는 목회자들의 소식을 현지 기독교 인사들을 통해 국제사회에 알리는데 주력했다. 존 프레이저 의원이 주도한 미국 의회의 한국문제 청문회, 일본 노동조합의 김대중 구명운동과 한국행 물자선적거부 운동, 스위스의 국제노동기구(ILO)의 한국노동자문제 공식논의 등이 그 성과물이다.
박 목사 등 참석자들은 "지명관 교수가 '세카이'에 연재한 '한국으로부터의 통신'은 그 중에서도 백미였다"고 말했다. 이들의 헌신적인 활동에 감명받은 해외 현지의 종교지도자들과 양심적 지식인들은 '한국문제긴급회의'(일본) '한국인권문제 북미연대'(미국) '한국위원회'(스웨덴) 등 한국인권개선을 위한 단체를 결성하기도 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그 동안 독재정권의 감시망을 피해 해외에서 보관하고 있던 70, 80년대 해외 민주화운동 자료들을 모아 이날 국사편찬위원회에 전달했다.
/김지영기자 koshaq@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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