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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車 협력업체 "나 어떡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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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車 협력업체 "나 어떡해"

입력
2003.07.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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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의 3,400여 협력업체들이 모기업 장기파업으로 연쇄도산 위기를 맞고 있다.29일 현대자동차에 따르면 1차 협력업체 400여개와 2·3차 협력업체 3,000여개사가 5주간 계속되고 있는 현대차 노조의 파업으로 생산 및 납품이 거의 중단돼 총 1조9,200억원의 매출 손실이 발생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협력업체들과 연락을 취해본 결과, 1차 협력업체의 피해액만 약 9,000억원에 달한다"며 "지난해 이들 업체의 연간 총매출이 3조,5000억원인 점을 감안하면 이미 연간 매출의 25% 가량의 손실을 입었으며, 2·3 협력업체의 피해액도 1조원에 육박할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여기에 40여 곳에 달하는 민주노총 소속 협력업체 노조들도 지난달 1,2주간 가량 파업을 벌여 피해가 더 늘어나고 있다. 차량 하부차체를 생산하는 울산의 한 1차 협력업체는 현대차 파업 장기화로 납품이 거의 중단된 데다 민주노총 소속인 회사노조마저 파업을 계속하고 있어 지금까지 수십억원의 매출손실이 발생했다. 이에 따라 이 회사는 최근 "이달 말께 1차 부도가 불가피하다"는 사실을 노조와 현대차에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지역 38개 다른 협력업체들도 부품 생산과 납품이 거의 중단돼 파업이후 50억원 내외의 피해가 발생하는 등 경영위기에 내몰려 있는 실정이다.

부도위기에 몰려있다는 울산의 한 부품업체 사장은 "우리회사 직원들도 현대차 노조원들과 함께 파업을 계속하고 있어, 납품기한 걱정도 임금지불 걱정도 동시에 사라져 차라리 홀가분하다"며 허탈한 심정을 내비쳤다. 이 사장은 또 "다음달에도 파업이 계속된다면, 추석 상여금 등 자금 소요가 많이 발생하는 9월을 넘기기 힘들다"고 털어놓았다.

부품업체들 조합인 한국자동차공업협동조합 관계자는 "현대차 전면파업이 계속된 7월 중순 이후에는 대부분 부품 업체들의 가동률이 50%대에 머물었다"며 "1차 협력업체 중에는 아직까지 도산기업이 없지만, 다음달에도 현대차 파업이 계속된다면, 연쇄도산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했다.

한편 파업이 계속되면서 현대·기아차의 내수 재고도 거의 바닥이 나 현대 그랜저XG의 경우 주문 후 50일 이상 기다려야 하는 등 소비자의 불만도 고조되고 있다. 현재 차량 인도 대기기간은 기아 쏘렌토 45일 현대 뉴아반떼XD·싼타페 30∼40일 현대 EF쏘나타 15일 등이다.

/정영오기자 young5@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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