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수이볜(陳水扁·사진) 대만 총통은 "중국과 대만이 1국2체제 하에서 공존할 수 있다는 주장은 사기"라고 비난했다고 대만 영자지 타이베이 타임스 인터넷판이 27일 보도했다. 천 총통은 또 "직접민주주의 실현을 위해 3월 국민투표를 강행할 것"을 재차 주장, 중국을 자극했다고 이 신문은 덧붙였다.천 총통의 이 같은 발언은 26일 '세계대만인협회연맹(WFTA)' 총회 연설에서 나왔다. 이날 연설에서 "내년 국민투표 실시는 2000년 민진당이 이룬 평화적 정권교체에 이어 대만 민주주의 발전에 '제2의 이정표'가 될 것"이라고 밝힌 그는 "현재 국민투표 시스템 확립 계획을 마련중"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중국 정부가 자유와 민주주의를 억압하기 위해 홍콩에서 국가안전법 제정을 추진하다가 무려 50만 명이 참가한 시위에 제동이 걸렸다"고 지적하며 "중국 통치하의 홍콩은 1국2체제 모델이 대만에 맞지 않으며 중국이 말하는 '두 체제'가 전체주의나 억압으로 결론지을 수 있는 사기나 다름 없음을 보여준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천 총통이 이처럼 1국2체제를 원색적인 용어로 비난하고 최근 중국과의 사이에서 최대 논란거리로 떠오른 국민투표 실시를 재천명함에 따라 양안관계가 앞으로 한층 악화될 전망이다.
천 총통은 최근 들어 주민 반발로 중단된 원전 건설 재개와 세계보건기구 가입 문제에 대해 국민투표를 실시하겠다고 거듭 밝혀 중국과 미국을 자극하고 있다. 중국은 대만의 이 같은 시도가 독립과 관련된 국민투표로 번질 것을 경계하고 있다. 또 미국은 중국과 대만의 긴장 관계를 원치 않아 대만의 국민투표 실시에 반대 입장을 표명해 왔다.
/김용식기자 jawoh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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