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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퍼스 / 20개 대학 비운동권 학생들 銀輪에 통일염원 싣고 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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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퍼스 / 20개 대학 비운동권 학생들 銀輪에 통일염원 싣고 달린다

입력
2003.07.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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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서 지역 갈등을 봉합하고 나면 자연스럽게 남북통일로 이어지겠죠." 비운동권 대학생들이 한국대학총학생회연합(한총련) 등 운동권 학생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통일운동'을 새로운 방식으로 추진하고 있다. 비운동권 학생들이 내건 통일운동은 '남한 내 지역갈등 해소→남북 갈등 해소→남북통일'의 3단계 방식. 비운동권 학생들은 이를 위한 첫 사업으로 전국 20개 대학 비운동권 소속 총학생회가 참여하는 '전국 대학생 자전거 국토순례' 행사를 다음달 11일부터 15일까지 5일 동안 개최한다.획일적 통일운동 지양

행사 내용은 간단하다. 한양대 숙명여대 호남대 영산대 등 전국 20개 대학의 순례단 1,000여명이 자전거를 타고 천안에서 임진각까지 이동하면서 통일을 염원하는 소규모 문화행사와 이벤트를 개최하는 것. 그리고 8월 북한 대학생들이 참가한 가운데 대구에서 열리는 하계 유니버시아드 대회의 성공적 개최를 홍보하는 행사도 가질 예정이다. 전국 각지의 대학생들이 모여 임진각까지 순례하면서 지역화합을 모색하고 통일에 대한 염원도 담아내겠다는 의도다.

이 같은 비운동권 학생들의 통일운동 방식은 지역화합을 강조한다는 점 등에서 기존의 통일운동과는 사뭇 다르고 이색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기획성 행사 위주의 남북통일 운동이라는 기존 방식에서 탈피해 지방분권과 자치, 지역갈등 해소 등 '지역 화합'을 기치로 내걸었기 때문. 과거 광주대, 목포대, 영산대 등 영·호남 대학들이 열었던 지역 갈등 해소 차원의 친선 체육대회가 3년 전부터 자전거로 양 지역을 왕복하는 행사로 발전한 경험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시킨 것이다.

신진수(28) 한양대 총학생회장은 "고전적인 통일운동도 중요하지만 '지방화'는 21세기의 가장 중요한 주제 중 하나이자 가장 소외됐던 내용인 만큼 행사 기간 중 이 부분을 강조하는데 행사의 역점을 둘 계획"이라며 "이러한 지역간 화합이 점차 통일운동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공감대 형성은 부족

새로운 지역화합을 통한 통일운동 방식에 대해 기존 운동권 학생들도 "틈새시장을 적절히 공략하면 학생운동에 무관심했던 학생을 유치할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한총련 소속인 유현상(23) 한양대 공과대 학생회장은 "지금까지 통일운동을 한 두 개의 기획으로 하기에는 한계가 있었다"며 "소외된 일반 학우들이 학생운동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가 많아졌다는 점에서 행사 취지에 공감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정작 이번 행사 참가가 처음인 대부분 학생들은 이 같은 행사 취지에 대한 동감보다는 '추억 만들기'를 위해 참가하고 있어 주최측의 기획 의도를 무색케 하고 있다. 한양대 민모(24·법대 3)씨는 "취지는 공감하지만 자전거 여행 자체가 매력적인데다 젊은이로서 힘든 여행을 하면서 성취감을 느끼고 싶었다"고 말했다. 호남대 장모(20·법대 2)씨도 "'지역 화합'이라는 행사 취지는 솔직히 '구호를 위한 구호' 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며 "일단 방학 동안 견문도 넓히고 전국에서 모인 학우들과 친하게 지내고 싶어 참가할 예정"이라고 참가 이유를 설명했다.

이에 대해 행사를 추진하고 있는 숙명여대 총학생회 최모(23)씨는 "참가 동기는 중요치 않다"며 "순례를 하면서 전국에서 모인 학우들과 대화를 나누다 보면 자연스럽게 취지에 공감하게 되고 이런 행사가 지속되다 보면 지역갈등이 없어지고 이어 남북통일로 승화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강철원기자 str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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