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 모 방송국의 저녁 뉴스에 조기 유학에 대한 기사가 나왔다. 준비되지 않은 조기 유학의 실패담 등을 기초로 막대한 비용을 들인 어학 연수의 효과에 의문을 제기하는 내용이었다.이런 상황에서 미국의 공립고교 교환학생 프로그램은 단연 주목을 받고 있다. 문제점 투성이의 어학 연수나 조기 유학과는 구별되는 특징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이 프로그램은 세계 40여개 국가에서 매년 15∼18세의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운영된다. 1년간 미국 가정에서 생활하면서 현지의 중·고등 공립학교에서 미국 학생들과 똑같이 정규수업과 특별활동에 참여한다.
교환학생으로 선발되면 미국에 체류하는 동안 수업료, 숙식비 등이 무료이므로 소정의 참가비와 항공비 및 학생 개인 용돈 등만 있으면 1년간 큰 부담 없이 보낼 수 있다. 국내에는 몇 년 전부터 참가자수가 늘고 있으며 올해는 2,000명 정도가 참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참가 학생들은 외국 유학생이 거의 없는 미국 공립학교에서(미 이민법상 미국 공립학교에는 외국인 유학생들의 참가가 1년으로만 제한되어 있다) 하루종일 영어로 공부하고 미국 가정에서 미국인 호스트 패밀리의 일원으로 생활하므로 실제적인 미국 문화를 체험할 수 있다. 따라서 교환학생으로 참가한 학생들은 국내 귀국 후 완벽한 미국 발음을 구사하며 미국식의 사고 방식과 행동을 시작하게 된다. 프로그램이 인기를 끌자 우후죽순 격으로 국내에 유학원들이 앞다퉈 이 프로그램을 취급하고 있으나 경험부족에서 오는 각종 부작용 또한 적지 않은 게 사실이다. 따라서 교환학생을 보낼 때에는 반드시 검증된 전문기관을 선택해야 이런 피해를 막을 수 있다.
그렇다면 왜 미국에서 외국 학생을 위해 1년간 학비도 안 받고 이러한 제도를 시행하고 있을까? 교환 학생들을 통해 미국 학생들이 다른 문화와 가치를 경험할 수 있고 이를 바탕으로 글로벌한 가치관을 형성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미국은 공립학교 교환학생 이외에도 대학생들을 위한 Work & Travel 프로그램이나 인턴십 제도 등을 운영함으로써 경제적인 능력이 별로 없는 외국 학생들에게 미국 참여의 기회를 주고 있다. 미국은 이러한 노력을 오래 전부터 시작했다. 1942년 당시 미국의 상원 의원인 풀브라이트는 향후 세계 평화와 미국의 번영을 위해 외국의 우수한 인재를 미국에서 교육시키는 것이 필요하다고 역설하였고 그 결과 플브라이트 재단을 미 정부의 도움으로 만들었다.
오늘날 풀브라이트 재단은 미국학교와 장학금 등의 여러 정보를 제공한다. 또 풀브라이트의 철학은 많은 미국 교육 관계자들이 외국 학생을 유치하는 밑바탕이 되고 있다. 이에 비해 우리는 아직도 교육의 개방화와 글로벌화에 소극적이다. 미국 교환학생에 참가하는 학생들을 불법이라며 말리는 일부 일선 교사들과 이에 반발하는 학부모 학생들의 갈등이 존재하고 있는 것이 우리 교육이다. 세계는 바뀌고 있는 데 우리의 교육이 아직도 한국적인 울타리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왜 한국에는 풀브라이트가 없을까?
/'유학·이민 미국변호사 홍영규와 상담하세요'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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