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담 후세인 전 이라크 대통령 '체포 또는 사살'이 초읽기에 들어갔다고 BBC CNN 방송 등이 28일 전했다. 이라크를 시찰 중인 리처드 마이어스 미국 합참의장은 "후세인은 자신의 안전에 대한 걱정 때문에 전 정권의 핵심인물, 바트당원들에게 연락할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다"며 "그의 체포는 시간문제"라고 말했다.그는 후세인의 두 아들, 쿠사이 우다이 사살 이후 후세인 행방에 관한 현지인들의 첩보가 잇따라 후세인의 고향 티크리트 일원에서 집중되고 있는 색출 작전은 급진전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미군의 무자비한 색출 작전은 27일에만 이라크 주민 5명의 목숨을 빼앗는 등 이라크 내 반미감정을 부추기고 있다.
활기를 띤 색출작전
미 4사단은 27일 새벽 티크리트 변두리 농가 5곳을 급습했다. 후세인의 경호책임자가 그곳에 은신 중이고 어쩌면 후세인도 함께 있을 것이라는 매우 신빙성 있는 첩보에 따른 작전이었다. 하지만 소득은 없었다.
주민들은 급습 직전까지 경호책임자가 있었다고 전했고, 미군은 후세인 체류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농가에서 DNA 샘플을 채취했다. 미군은 후세인이 떠난 시각과 기습 시간과의 시차가 24시간 이내일 것이라고 확신했다.
미군은 "후세인은 한 곳에 은신하지 못한 채 티그리스 강 유역과 티크리트 주변에서 2∼4시간마다 장소를 옮기면서 도주 중"이라며 "우리는 후세인에게 매우 가깝게 접근하고 있다"고 말했다.
무자비한 작전
티크리트 작전 직후 바그다드 만수르 구역에서 진행된 또 다른 작전은 후세인 찾기에 혈안이 된 미군의 다급한 처지를 상징적으로 드러냈다.
부족장 사비르 라비야의 집에 쿠사이의 이복 동생 알리가 숨어있다는 첩보로 개시된 이 작전에서 후세인 색출작전 전담 '태스크 포스 20'은 일반 주민 5명을 사살하는 '부수적 피해'만을 내고 이라크인들로부터 거센 항의를 받았다.
각군 특수부대에서 차출된 태스크포스 20은 이날 문과 창문을 순식간에 부수고 수색을 펼치는 도중 작전 상황을 모른 채 저택 인근 도로를 달리는 차량들을 향해 집중 사격을 퍼부었다. 라비야는 "미군 수색 방식은 너무도 오만 방자하다"고 말했고, 주민들은 "이번 작전은 미군측 히스테리의 극치"라고 쏘아붙였다.
생포보다는 사살
제레미 그린스톡 유엔 주재 영국 대사는 "이라크의 안정을 위해서는 후세인을 생포해 법정에 세울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만수르 작전과 지난 주 우다이 형제 사살 사건을 지켜본 현지인들은 미군이 후세인 사살을 택하고 있다고 간주하는 분위기이다.
한편 이라크 게릴라전은 지난주말에만 5명의 미군 희생자를 발생시키면서 더욱 격렬해지고 있으며, 이라크 북·서부에 집중됐던 반미 시위 지역도 이라크 전역으로 확산되는 추세이다. 미국이 사실상의 종전을 선언한 5월1일 이후 게릴라전으로 미군 49명이 사망해 이라크 개전이후 총 미군 사망자는 243명으로 집계됐다.
/이영섭기자 younglee@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