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버트 김 후원회'가 27일 오후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발족식을 갖고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갔다.이날 행사에는 후원회 회장을 맡은 결혼정보회사 '선우'의 이웅진(38) 대표를 비롯, 유재건·이재정·김원웅 의원과 이세중 변호사, 지난 1997년과 1999년 결성된 로버트 김 구명위원회와 석방위원회 관계자, 후원회 참가의사를 밝힌 일반 시민 등 200여명이 참가해 뜻을 모았다.
'로버트 김 사건'은 1996년 미해군정보국에서 컴퓨터 분석관으로 일하던 로버트 김이 주미 한국대사관 해군무관에게 미군 군사자료 50여건을 넘겨준 사건으로, 로버트 김은 그 해 9월 미연방수사국(FBI)에 체포돼 각계의 구명운동과 석방노력에도 불구하고 9년형을 선고 받았다. 로버트 김은 펜실베니아주 앨런우드 연방교도소에서 7년째 복역 중인데, 성실한 모범수로 인정 받아 형량의 15%가 감형돼 2004년 7월27일 출소할 예정이다. 당시 미군 자료를 건네 받은 백동일(54·당시 해군 대령)씨는 본국으로 소환돼 한직을 전전하다 지난해 대령으로 32년간의 군생활을 마감했다. 수감중인 로버트 김과 편지를 주고 받으며 의형제를 맺은 백씨는 후원회의 상임이사로 활동하고 있다.
백씨는 이날 "로버트 김은 1년 뒤 수감생활이 끝나지만 보호관찰 3년이 남아 있을 뿐만 아니라, 가족들은 재정적으로 거의 파산상태"라며 "로버트 김이 출소 후 경제적 안정을 찾을 수 있게 후원회 일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백씨는 "로버트 김은 1995년 11월28일 한미 해군정보교류회의 첫날 나와 처음으로 만난 이후 비밀로 지정되지 않은 자료 중에서 한국에 도움이 될만한 것들을 보내주기 시작했다"며 "조국에 대한 순수한 애국심 때문에 그가 불의의 피해를 입게 돼 가슴이 아프다"고 눈시울을 붉혔다.
백씨는 "정부에게 서운한 대목도 있지만 조국을 위해 일한 사람이 정부에 누가 되는 말은 하고 싶지는 않다"며 "김씨의 사면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행사에 참가한 로버트 김의 부인 장명희(60)씨는 "남편의 석방과 경제적 안정을 위해 힘써주시는 국민들 덕분에 희망과 용기를 얻고 있다"며 눈물을 글썽였다.
이번 후원회는 변호사, 정치인 등 유명인사들로 구성된 기존의 구명·석방위원회와는 달리 일반 시민들이 참여하는 자원봉사형식으로 진행되며, 성금모금을 위한 계좌(국민은행 525201-01-052126 로버트 김 후원회)와 회원모집을 위한 인터넷 홈페이지(www.robertkim.or.kr)가 열려있다.
/고성호기자 sung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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