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꿈나무들의 집안 잔치로 치러진 제55회 미국여자주니어골프선수권대회에서 재미동포 이숙진(16·사진)이 정상에 올랐다.27일(한국시각) 미국 코네티컷주 페어필드의 브루클런골프장(파71·6,303야드)에서 18홀 매치플레이 방식으로 열린 대회 결승에 오른 선수는 이숙진과 한국 유학생 박인비(15).
올해로 5번째 도전 끝에 결승 무대에까지 오른 이숙진에게는 박인비는 결코 호락호락한 상대가 아니었다. 국가대표 주니어 상비군으로 국내 무대를 휩쓸다 2001년 유학길에 나선 박인비는 지난해 이 대회에서 한국인으로는 처음으로 정상에 오른 디펜딩 챔피언. 이번 대회에서도 박인비는 미국 주니어대회를 8번이나 석권, 우승후보 1순위로 꼽히던 폴라 크리머(16)를 준결승에서 3홀차로 가볍게 따돌리고 결승티켓을 거머쥐며 상승세를 타고 있었다.
이날 경기도 초반에는 박인비의 페이스였다. 박인비는 1,2,7,8번홀에서 잇따라 버디를 잡아내며 전반9홀에서만 5홀 차로 달아나며 일찌감치 승부를 결정짓는 듯 했다.
그러나 저력의 이숙진이었다. 고공행진을 거듭하던 박인비가 드라이버 샷이 갑자기 말썽을 부리면서 잇따라 보기를 범하는 사이 이숙진은 묵묵히 추격전을 시작, 16번홀에서 균형을 맞췄다. 이어 17번홀에서 버디를 잡으면서 전세를 뒤집어 극적인 역전승을 일궈냈다.
1998년 인천 한일초등학교 시절 9살의 나이에 한국주니어골프선수권대회에서 2위에 오르는 등 '떡잎'부터 달랐던 이숙진은 99년 미국유학을 온 지 4년 만에 미국 주니어 무대 정상에 오르는 감격을 맛봤다.
/김병주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