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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조명받는 "잊혀진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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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조명받는 "잊혀진 전쟁"

입력
2003.07.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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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혹한 전쟁에서 돌아왔을 때 우리를 기다리는 것은 무관심이었다." 한국전에 미 해군으로 참전한 72세의 한 노병은 한국전쟁 정전협정 50주년 기념일을 하루 앞둔 26일 "단 1시간의 귀국 기념식을 뒤로 하고 우리는 그렇게 잊혀져 갔다"고 되새겼다.그 '잊혀진 전쟁'이 지금 워싱턴에서 새롭게 조명 받고 있다.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이 25일 한국전 참전 기념비를 찾아 전사자와 참전 군인들에게 경의를 표했고 딕 체니 부통령은 26일 알링턴 국립묘지의 무명용사 묘역에 헌화했다.

워싱턴에서는 또 수천명의 참전 군인과 가족을 대상으로 한 위문 공연이 펼쳐지는 등 27일까지 각종 행사가 줄을 잇고, 기념우표도 발행됐다. 화려하다고는 할 수 없을지라도 한국전에 대해 예년에는 보지 못한 관심의 표명이다.

이런 변화는 올해가 정전협정 체결 50주년이라는 역사적 의미에서 비롯된 것만이 아니다. 미국은 역사상 어느 때보다 전쟁의 그림자가 짙게 드리워져 있다. 미 본토가 테러리스트에 유린 당한 9·11과 연이은 아프가니스탄 전쟁, 이라크 전쟁 속에 미국인들을 하나로 묶은 끈은 애국심이었다. 한반도에서 자유수호라는 명분 아래 숨진 3만6,000명의 전사자를 기리는 일은 미국인의 애국심을 고취하는 정치적 상징성을 띠고 있다. 최근 한미동맹의 갈등 양상과 북한 핵 위기 상황도 한국전쟁을 새롭게 조명할 필요성을 높였을 것이다.

"50년 전이나 지금이나 한반도는 달라진 게 없다. 전쟁은 정지된 것일 뿐이고 북한 핵 위기는 한반도에 다시 전쟁의 먹구름을 드리우고 있다." 참전 노병의 안타까움 속에 한반도에서 또다시 전쟁의 참화가 일어나지 않기를 바라는 기원도 간절해지고 있다.

김승일 워싱턴특파원 ksi8101@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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