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정대철 대표가 청와대에 문책인사를 요구한 뒤 민주당의 중진·소장 의원들이 잇따라 청와대 인책론 및 조직개편을 주장, 파장이 확산되고 있다.조순형 의원은 27일 "현행 비서실 체제를 개편하고 비서진도 물갈이해야 한다"며 '전면 개편론'을 폈다. 조 의원은 "장관급을 3명 둔 것은 비정상이므로 지휘계통을 비서실장으로 일원화해야 한다"며 "제 기능을 못하는 정책실을 없애고 조정기능은 총리실에 넘기라"고 촉구했다.
조 의원은 386 비서진 문제와 관련, "노무현 대통령이 '코드'만 찾아 실무능력과 경험이 없는 정치적 측근을 중용한 것이 잘못"이라며 "청와대를 장악한 측근그룹을 빼내고 국정능력이 있는 공무원을 기용해야 한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김근태 의원도 이날 전화통화에서 "대통령 판단 하에 비서진을 개편할 필요가 있다"며 "특히 대미외교와 북핵문제에 무기력하게 대처한 외교안보팀은 책임지고 물러나야 한다"고 요구했다. 김 의원은 "과장된 면은 있지만 청와대의 386이 자성하고 신중하게 처신해야 한다"며 측근그룹에 일침을 놓았다.
함승희 의원도 "경륜과 통치철학을 가진 인사를 비서진에 보강하라"고 가세했다. 그는 "소신과 철학을 갖고 진언하는 비서진이 없어 대통령이 독자적으로 현안을 파악하고 있다"며 "'3김 시대' 주종관계식 비서진보다도 못하다"고 공격했다. 함 의원은 최근 문재인 민정수석을 만나 "폐쇄적 진보주의는 수구보다 더 위험하며 국가 정치를 실험대상으로 삼아선 안된다"며 "비서실 내부의 지나친 개혁파를 솎아내라"고 충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신주류 핵심인 천정배 의원은 "5개월간 국정 성적표가 나쁜 건 사실이지만 (비서실 개편이라는) 작은 틀로 보지 말고 크게 봐야 한다"며 신중론을 폈다.
/배성규기자 veg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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