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청와대 문책인사'를 촉구, 여권내 파문을 일으킨 민주당 정대철 대표의 충격 발언은 누구를 겨냥한 것일까.당장은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불만을 우회적으로 표출했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작년 대선 때 선대위원장을 맡아 대통령 당선의 일등공신으로 꼽히는 자신이 굿모닝게이트 사건으로 검찰수사를 받고 있는데도 노 대통령이 아무런 관심을 보이지 않은 데 따른 섭섭함을 내비쳤다는 것이다. 특히 노 대통령이 안희정 국가전략연구소 부소장의 정치자금법 위반 및 이기명 전 후원회장의 용인 땅 매입 논란 등 측근들에 대해선 기자회견과 사신 등을 통해 적극 옹호하면서도 자신에게는 '당정분리'를 내세워 냉담한 반응을 보인 데 대해 배신감을 느끼고 있다는 게 측근들의 전언이다.
문희상 청와대 비서실장과 문재인 민정수석, 유인태 정무수석 등도 타깃이다. 검찰이 언론을 통해 집권당 대표의 피의사실을 흘리는 등 '여론몰이 수사'를 하는데도 검찰을 담당하는 문 수석이 행동에 나서기는 커녕 자신의 'SOS' 요청조차 외면하고 있다는 게 정 대표의 생각이다.
정 대표는 특히 '청와대 386인사들과 검찰과의 커넥션'에 대해 상당한 심증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 대표 주변에서 청와대 L, P씨와 검찰의 S, Y씨간 유착설이 나오고 있다. 한 측근은 "음모론에 연루된 청와대 386 인사가 검찰 고위간부로부터 굿모닝시티 수사 내용을 보고 받고 정 대표에 대한 영장청구에도 개입했다는 얘기가 있다"면서 "이 검찰 간부는 수뇌부에 영장청구를 보고하면서 '청와대 수락'을 운운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측근은 "청와대 L, P씨와 수사팀의 Y 검사가 대학 동문이고 P와 S씨는 동향"이라며 양측간 교감 가능성을 제기했다.
정 대표는 향후 자신의 행보와 관련, 당분간 정중동 자세로 사태를 관망하면서 숨고르기에 들어갈 태세다. 하지만 청와대측 반응 여하에 따라 청와대를 직격할 제3, 제4의 폭탄 발언도 준비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카드로는 노 대통령 측근의 도덕성 문제 안희정 부소장의 당직 사퇴 200억 대선자금 발언 재점화 등이 대상으로 검토되고 있다는 후문이다. 한 측근은 "경우에 따라선 사실상 당을 버린 노 대통령의 탈당을 전격 요구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박정철기자 parkjc@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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