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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核대화 재개 왜 주춤하나/ 3者회담 성격 多者참여국 놓고 北·美 막판 氣싸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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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核대화 재개 왜 주춤하나/ 3者회담 성격 多者참여국 놓고 北·美 막판 氣싸움

입력
2003.07.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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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적극적 중재노력으로 급물살을 타던 북 핵 대화 재개 움직임이 잠시 주춤하는 모습이다. 북한이 여전히 뚜렷한 반응을 보이지 않은데다 중국도 예상과는 달리 곧바로 대북 설득에 나서지 않고 있어 막판 조율에 어려움을 겪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물론 다자대화 개최가 임박했다는 전망이 대부분이다. 알렉산드르 로슈코프 러시아 외무차관은 25일 다자대화가 9월15일 이전에 개최될 것으로 전망했고, 라종일 청와대 국가안보보좌관도 이날 8월 중 개최를 시사했다. 중국의 특사가 이번 주말에 방북 한다거나 다음 주내에 북측의 긍정적 신호가 나올 것이라는 얘기도 나온다.

그러나 리자오싱(李肇聖) 중국 외교부장과 파월 미 국무장관은 24일 "가야 할 길이 많이 남아 있다",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낙관론을 경계했다. 미국의 북미일 3자회담 후 다자회담 제의에 대해 북한이 아직까지 다소 부정적 반응을 보이고 있을 가능성도 있다는 얘기다.

특히 대화 재개의 첫 발이라고 할 수 있는 3자회담의 성격, 그리고 다자회담의 참여국 문제를 놓고는 북미간 기 싸움이 계속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정부 소식통에 따르면 3자회담에 대해 미국은 확대 다자회담을 위한 '징검다리' 정도로 선을 긋고 있지만, 북한은 미국의 체제보장 약속 등을 타진할 실질적 대화의 장이 돼야 한다는 입장을 아직은 굽히지 않고 있다. 3자 회담의 성격 규정은 이번 대화에 임하는 각각의 명분이 걸려 있는 문제이어서 북한과 미국이 쉽사리 접점을 찾기 힘들 수도 있다.

이와 관련, 정부의 고위관계자는 "1996년 4자회담은 남북한과 미국, 중국이 참가하는 다자회담이었지만, 북미 양자가 충분히 직접적인 대화를 나눌 수 있었다"고 말했다. 중국과 우리 정부가 '다자 속 양자대화' 방식으로 중재의 실마리를 모색하고 있음을 시사한 것이다.

다자회담 참여국 문제도 막판 쟁점으로 부각하고 있다. 북한은 24일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일본은 핵 문제에 끼어 들 자격도 명분도 없다"고 일본 배제를 거듭 주장했다. 그러나 한미 양국은 경제 협력 등 북한 지원 과정에서 일본의 역할이 핵심적이라는 입장을 명확히 하고 있다. 북한도 이를 잘 아는 만큼 일본 참여를 고리로 체제보장 문제 등과 관련해 미국 측의 양보를 좀더 얻어내려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러시아가 참여하는 6자회담이 될 가능성도 구체화하는 모습이다. 로슈코프 러시아 외무차관은 "미국이 북·미·중 3자회담 하루 뒤 한·러·일이 참가하는 6자회담을 제의했다"고 말했다. 정부 소식통들은 북한은 러시아, 미국은 일본의 참여를 각각 관철시키는 방식으로 협상이 진전되고 있을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기도 한다.

북한과 미국의 상호 불신도 적잖은 걸림돌이 되는 듯하다. 李 중국 외교부장은 24일 중재 노력의 장애 요인으로 "북미간 협상에서 가장 기본이 되고 중요한 상호신뢰가 부족한 점"을 꼽았다. 부시 미 대통령이 24일 노무현 대통령과의 통화를 요청해 '평화적 해결'을 거듭 확인한 것도 미국의 의사를 북에 전달하는 데 무게를 둔 것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안준현기자 dejavu@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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