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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을 열며]相生을 위한 대입전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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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을 열며]相生을 위한 대입전형

입력
2003.07.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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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마다 대입전형은 우리 사회에서 커다란 뉴스를 제공하는 원천이 되고 있다. 최근 2005 수능이나 서울대 지역균형선발에 대한 논란도 좋은 예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현상은 대입전형이 우리 사회에서 얼마나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지를 잘 드러내고 있다.대학 입시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높은 것은 지극히 당연한 것이다. 다만 관련 정책이나 제도에 대한 사실파악이 제대로 되지 않는 상태에서 선입견이나 오해에 근거하여 논의한다면 그것은 문제라고 할 수 있다. 예컨대, 서울대에서 추진하고 있는 지역균형선발은 중소도시 및 농어촌 출신 학생들에게 정원을 할당하는 지역할당제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지역할당제인 것처럼 오해하는 경우가 많다.

서울대의 지역균형선발이란 고등학교간 지역적, 사회·경제적 교육환경의 격차가 존재하는 현실을 감안하여 잠재적인 능력을 갖춘 인재들을 폭넓게 선발하기 위한 방편의 하나로, 고등학교의 내신성적 위주로 일부의 학생들을 선발하는 것이다. 서울과 같은 대도시든 농어촌이든 지역과 무관하게 내신성적이 좋은 학생에게 유리한 선발제도라 할 수 있다.

우리나라 대입에서 현재 가장 흔히 사용되고 있는 전형자료는 세 가지, 즉 대학수학능력시험, 고교 내신성적, 그리고 대학별 전형자료(면접 및 구술고사, 논술고사, 실기시험 등)이다. 대학수학능력시험의 경우에는 국가에서 관리하는 것이며, 고교 내신성적은 단위 고등학교에서 관리하는 것이고, 대학별 전형자료는 대학에서 관리하는 것이다. 종래에는 세 전형자료의 성적을 일괄 합산하는 형식을 취해 대입전형의 획일화를 조장해 왔다. 하지만 21세기 지식정보화 시대를 맞이하여 최근에는 각 전형자료별로 우수 학생들을 선발하는 형식을 취해 대입전형의 다양화·전문화·특성화를 추구하고 있다. 즉 종래에는 세 분야에서 모두 잘하는 학생을 위주로 선발했다면 최근에는 셋 중에서 하나만 잘해도 선발하는 추세다.

어느 전형자료를 중시하느냐에 따라 강점과 약점이 서로 다르다. 예컨대 수능 성적 위주로 학생을 선발하게 되면 전국적인 기준에서 우수한 학생들을 선발할 수 있겠지만 단위 고등학교나 대학의 특성을 살리기 어렵다. 또 대학별 전형자료 위주로 학생을 선발하게 되면 단위 대학의 특성은 제대로 살릴 수 있지만 국가의 교육정책이나 단위 고등학교 교육과정을 무시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그리고 고등학교 내신성적 위주로 학생을 선발하게 되면 단위 고등학교의 권한이나 자율성은 높아지겠지만 학교간, 지역간 학력차이를 반영하기 어렵게 된다. 그렇다고 세 가지 모두를 중시하게 되면 종래와 같이 고등학교나 대학 교육 모두를 획일화시키게 된다.

요컨대, 21세기 지식정보화 시대를 맞이하여 단위 고등학교나 대학의 자율성을 강화하고, 고등학교와 대학의 교육 프로그램을 다양화·전문화·특성화하기 위해서는 대입전형을 다양화·전문화·특성화하되 다양한 전형자료들을 활용함에 있어 균형과 조화가 필요한 것이다. 따라서 모집 정원의 일부는 수능 성적 위주로, 일부는 고교 내신성적 위주로, 일부는 대학별 전형자료 위주로 선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자유민주사회에서 특정 지역이나 특정 집단에게만 유리한 제도는 바람직하지 않다. 다양한 지역과 집단을 인정하고 균형과 조화 속에 함께 살아갈 수 있는 제도를 마련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서울대에서 추진하고 있는 내신성적 위주의 지역균형선발은 일종의 진일보한 선발제도라 할 수 있다. 이것에 더하여 앞으로 단위 대학의 성격이나 특성에 따라 수능 성적 위주의 선발이나 대학별 전형자료 위주의 선발도 적극적으로 활용함으로써 교육 프로그램의 다양화·전문화·특성화에 기여함은 물론 균형과 조화 속에 다양한 지역과 집단이 상생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백 순 근 서울대 교육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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