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는 민주당 정대철 대표의 폭탄발언 이후 정 대표 주변에서 여전히 '후속 폭탄발언 예정'을 흘리며 청와대를 겨냥한 공세를 이어가자 당혹해 하고 있다.그러나 청와대는 이 문제가 청와대와 민주당의 갈등으로 확산되는 것을 우려해 직접 대응은 삼가고 있다. 대신 "달라진 청와대와 검찰의 관계를 이해하지 못하는 것 같다"는 안타까움을 표시하고 음모설을 흘리는 정 대표 주변 인사들을 겨냥했다.
문희상 비서실장 주재로 열린 청와대 수석·보좌관 회의에서는 유인태 정무수석은 "어제 저녁에 정 대표가 전화를 해서 '말 잘 했더라'라고 말했다"고 소개했다. 전날 정 대표와의 회동을 기자들에게 얘기한 데 대해 정 대표가 불만을 갖고 있다는 일부 소문을 해명한 것이다. 회의에서는 "정 대표는 아닌 것 같은데 주변에서 확대 과장하는 것 같다"는 말도 나왔다. 그러나 "청와대가 이 문제를 계속 언급을 할 경우 당―청 갈등으로 비춰지니 자제하자"고 의견이 모아졌다.
유 수석은 또 정 대표의 순망치한 발언과 관련, "정말 당과 청와대가 순망치한 하자는 것이냐"며 "무슨 후속탄이 있겠느냐"라고 일축했다. 그러나 "정 대표는 이해를 하는 것 같은데 청와대와 검찰의 관계를 옛날처럼 보는 주변 인사들이 부채질을 하면 또 어떻게 될지 모르겠다"고 불만을 드러냈다.
청와대의 한 비서관은 "정 대표와 같이 50대 이상의 분들은 청와대가 과거처럼 검찰수사를 조정할 수 있다고 볼 수 있으니 섭섭할 수 있을 것"이라고 이해를 표시했다. 그러나 청와대에 대한 섭섭함을 흘리는 주변 인사에 대해서는 "지금까지 오히려 민주당이 노 대통령에게 소홀했던 것 아니냐"라고 직격탄을 쐈다.
또한 정균환 총무가 부안 핵폐기장 문제와 관련해 청와대를 비난한 것에 대해서는 강한 불만의 목소리가 나왔다. "여당의 중진이 국가적 사업에 도움은 주지 못할 망정 개인적 이익을 앞세우고 있다"는 것이다. 청와대 정책실의 한 관계자는 "갑자기 반대하고 나선 정 총무의 행동은 순수해 보이지 않는다"며 "이 문제가 잘 풀리면 부안군수의 입지가 높아지는 만큼 부안·고창이 지역구인 정 총무가 총선과 관련해 행동하는 것 아니냐"고 노골적으로 비난했다.
/고주희기자 orwell@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