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수를 보약으로 삼아라.홍명보의 후계자로 꼽히는 조병국(22·183㎝·수원·사진)이 23일 한일올림픽축구대표팀 평가전에서 통한의 자책골을 헌납, 고개를 떨궜다. 올초부터 올림픽대표팀과 코엘류 사단의 중앙수비수로 중용됐던 조병국은 지난 4월16일 일본과의 A매치서 실수로 나가이에게 결승골을 내준 이후 잇단 실책으로 본의 아니게 악역을 맡고 말았다.
조병국은 일본과의 A매치서 종료직전 골지역에서 걷어낸 공이 나가이의 발에 맞고 한국 골대로 빨려 들어가 결승골을 내주었고, 올림픽평가전서도 이시카와의 패스를 자른다는 것이 볼의 방향이 꺾이며 자책골로 기록됐다. 지난달 8일 우루과이와의 A매치서도 수비실수로 결승골 헌납의 빌미를 제공했다.
히딩크 전 대표팀 감독의 눈에 들어 대표팀에 처음 발탁된 조병국은 빠른 발과 강한 체력, 밀리지 않는 몸싸움 등으로 '제2의 홍명보'로 떠올랐지만 잇따른 실책으로 낙마위기를 맞고 있다.
수비력과 파이팅은 좋지만 게임을 읽는 능력이 부족하다며 내년에 열리는 올림픽 최종예선을 위해 수비의 틀을 다시 짜야 한다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한일월드컵에서 '진공청소기'로 떠오른 김남일(전남)의 전례가 교훈이 될만 하다. 99년 도쿄에서 열린 올림픽평가전에서 김남일은 나카타를 수비했지만 잇달아 놓쳐 1―4로 대패하는데 일조를 했다. 더욱이 주변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히딩크사단에 승선한 김남일은 체코와의 평가전(0―5 패)서 결정적인 패스미스로 골을 허용하는 등 2001년 여러 차례 실수를 남발했지만 히딩크 감독의 신뢰에 힘입어 괄목상대, 본선무대서는 펄펄 날았다.
수원 김 호 감독은 "병국이는 대표팀, 올림픽팀, 소속팀을 오가며 혹사당했다"며 "아직 수비를 리드할 수 있는 경험이 부족하지만 재능이 있기 때문에 실수를 보약으로 삼을 것이다"고 말했다.
/여동은기자 deyu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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