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주교 주교단의 세대 교체가 일단락됐다. 지난 10년간 한국 천주교는 한해 평균 1.5명 꼴로 주교를 배출하면서 신임 주교 탄생 행진을 계속해왔다. 지난 해에는 서울대교구의 이한택 염수정 김운회 보좌주교, 수원교구 이용훈 보좌주교 등 새 주교가 4명이나 나왔고 올해에도 지난 9일 대전교구 유흥식, 광주대교구 김희중 등 2명의 주교가 새로 임명됐다.1994년 이후 새로 임명된 주교는 모두 15명. 현직 주교 22명의 68%에 이른다. 1960년대 이후 30여년간 큰 변화가 없었던 천주교 주교단이 10년 사이에 대폭 교체된 것이다. 주교 22명의 임명 시기는 70년대가 3명, 80년대 2명, 90년대 8명, 2000년대가 9명이다. 연령대별로는 70대가 3명, 60대 8명, 50대 10명, 40대 1명으로 50대가 가장 많으며, 평균 연령은 60.7세이다. 현직에서 은퇴한 주교는 김수환 추기경, 윤공희 대주교 등 9명이다.
그러나 향후 2∼3년간은 신임 주교가 나오지 않을 전망이다. 그 동안의 새 주교 탄생은 정년(75세)을 맞아 빈 자리가 생기거나, 신자수가 늘어 보좌주교 자리가 새로 생기면서 이루어진 일이었다. 그러나 당분간은 이런 주교 배출 요인이 없다는 것이 천주교 관계자의 말이다.
주교의 세대교체는 주교단의 한국화를 뜻한다. 최근 수년간 퇴임한 한국인 1세대 주교들은 대부분 40대에 임명돼 서양 주교들과 공존해 온 세대였던 데 비해, 새 주교들은 50대 중반까지 사목 경험을 쌓아 한국 교회 현실을 잘 아는 이들이다. 천주교의 한 관계자는 "이제 한국 천주교 교회를 움직일 수 있는 제도적 권한이 한국인의 손에 완전히 들어왔다"면서 "가톨릭의 한국 정착에서 중요한 발전"이라고 말했다.
/남경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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