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타자 이승엽(27·삼성)과 헤라클레스 심정수(28·현대)의 홈런질주가 다시 시작됐다. 장마전선에 휘말려 '개점 휴업' 상태에 들어갔던 이승엽과 심정수가 13일만에 똑같이 짜릿한 홈런 손맛을 보면서 홈런경쟁에 다시 불을 붙였다.이승엽은 24일 대구에서 벌어진 두산과의 홈경기에서 7―0으로 크게 앞선 6회말 두산의 구원투수 이혜천의 3구째 몸쪽 높은 직구를 통타, 가운데 펜스를 넘어가는 125m짜리 대형 솔로홈런을 터뜨렸다. 시즌 38호이자 개인 통산 306호째로 이승엽은 4게임 만에 힘겹게 홈런을 추가하면서 홈런속도계를 2게임에 1개꼴인 '0.5'로 맞춰놓았다. 정규 시즌 133게임을 치르는 것을 감안할 때 산술적으로 66.5개까지 홈런이 가능하다. 1999년 자신의 국내 기록(56개)은 물론 아시아 신기록(57개) 이전에 당장 배리 본즈(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가 2001년에 세운 세계 최소경기(82경기) 40홈런 기록 경신이 눈앞에 다가와 있는 상태. 5게임에서 2개의 홈런만 쏘아올리면 된다.
그러나 장맛비 때문에 마치 '5일장'을 치르듯 드문드문 열리는 경기일정이 걸림돌이다. 5월 15개, 6월 14개의 홈런매직쇼를 연출하던 이승엽은 7월 들어 2일 잠실 두산전과 11일 대전 한화전서만 홈런을 날렸다. 이달 열릴 예정이던 15게임 중 7경기가 비 때문에 취소되면서 한껏 달아올랐던 이승엽의 홈런방망이도 잔뜩 물기에 젖어있다. 홈런은 고사하고 최근 5경기 14타수 1안타(7푼1리)의 타율에서 보여지듯 이승엽은 배팅포인트를 제대로 찾지 못하고 있다.
이날 경기에서 삼성은 박정환의 시즌 첫 대타 만루홈런(통산 23번째)과 국내 데뷔전을 치른 메이저리그 출신의 용병 라이언 그린의 무실점 호투를 앞세워 두산을 11―2로 대파했다.
한편 심정수도 부산 롯데전에서 7회초 좌측펜스를 넘어가는 130m짜리 큼지막한 솔로 홈런을 터뜨렸다. 11일 SK전에서 3연타석 홈런을 친 이후 5게임 만에 터진 시즌 33호 홈런으로 이승엽과의 홈런 격차를 5개로 유지했다. 현대는 홈런 3방을 앞세워 롯데의 막판 추격을 뿌리치고 8―6으로 승리, 8연승을 달렸다. 부상에서 돌아온 조용준은 9회 등판, 2타자를 깔끔하게 처리하면서 2달여 만에 세이브를 추가했다.
대전 경기는 이틀째 1점차 패배를 당했던 기아의 타선이 폭발하면서 12―4 기아의 대승으로 끝이 났다. 기아는 3연패에서 벗어났고 한화는 5연승을 마감했다.
잠실에서는 LG가 SK에 3―1 승리를 거뒀다.
/김병주기자 bj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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