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위야 물럿거라' 삼복 더위에는 역시 공포 만화가 최고다. 바다로 계곡으로 가지 않더라도 선풍기 바람에 수박 한 입 베어 물며 책장을 넘기다 보면 오싹오싹하다 못해 온 몸이 저려온다. 여름 더위를 겨냥해 공포만화 걸작과 신간이 잇따라 나오고 있다. 인터넷 만화 사이트들도 특집을 마련하고 있다.'노약자나 임산부는 구독을 금합니다.' 책 뒤 표지에 이렇게 쓰인 일본 작가 이토 준지 컬렉션(시공사)은 여전히 공포만화의 대표작이다. 긴 머리카락에 감겨 죽은 쥐, 토막 시체로 발견된 여학생이 이튿날 등교해 남학생에게 접근하는 엽기적 장면, 회사를 그만 두고 여관을 하겠다며 안방을 파들어가는 아버지, 피를 빠는 외딴 산골 마을 아이들…. '악령의 머리카락''벽''소이치의 저주의 일기''터널 괴담'등 이토 준지 시리즈는 더위를 잊게 만드는 충격적 장면들로 가득하다. 모두 16편으로 이루어져 있다. 우라사와 나오키의 '몬스터'(세주문화사), 아키노 마쓰리의 '펫숍 오브 호러즈'(서울문화사) 등도 꾸준한 인기다.
히노 히데시의 단편 공포만화 시리즈(시공사)도 새로 나왔다. 거울 반대편에 있는 귀신들을 다룬 '붉은 뱀', 얼굴에 독버섯처럼 생긴 일곱 색깔의 종기가 나는 아이의 이야기인 '죠로쿠의 기묘한 병', 피의 향기와 아름다움에 홀려 지옥으로 떨어진 무명 화공의 공포에 가득찬 고백인 '지옥도'등이다.
한국 공포만화도 일본 만화에 뒤지지 않을 만큼 등골이 오싹하다. 고교에서 벌어지는 의문사를 다룬 양선모의 '혈류학원', 미스터리 심리만화인 강경옥의 '두 사람이다', 가족사에 얽힌 비극을 다룬 김진의 '숲의 이름' 등이다.
어린이들을 위한 공포물도 나와 있다. '만화로 보는 명작 드라큘라'(정채홍 그림·문학세계사)는 브래 스토커 원작의 환상문학의 고전 '드라큘라'를 만화로 옮겼다. 이민족과의 오랜 전쟁과 동족의 배신을 겪으며 흡혈귀가 된 트란실바니아의 드라큐라 백작이 50개의 관을 이끌고 런던에 상륙하자 법률사무소 직원이 하커가 이에 맞서 싸우는 얘기다.
요시카와 유타카의 '몬스터 박물관''SF왕국'등 두근두근 시리즈(애니북스)는 스핑크스, 유니콘, 프랑켄슈타인, 늑대인간 등 12종류의 몬스터를 미이라 관장이 소개한다. 아이들의 가슴을 두근두근하게 만든다.
/남경욱기자 kwnam@ 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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