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발 밑에 떨어져 있는 점수만 주워도 이틀 내에 10점은 올린다." 분당 Y고 3학년인 L군에게 해준 말이다. 문과생인 L군의 취약과목은 언어와 사회. 수학, 과학이 약한 보통 문과생과는 반대였다. 상담결과 사회과목은 공부시간 부족이 원인이었으나 언어는 하루 2∼3시간이나 공부를 해도 성적이 오르지 않는 상태였다.언어과목은 통상 성적이 좋은 상위권학생에게도 가장 어려운 과목. 상당한 시간을 규칙적으로 투입해 일정궤도에 올라서야 성과가 나고 그 이후에도 꾸준히 관리해야 감각을 잃지 않는 까다로운 측면이 있다. 하지만 L군은 꾸준히 하는데도 성적이 오르지 않는 케이스. 언어 공부방법을 이것저것 체크하는 가운데 L군의 문제는 의외로 쉽게 실마리를 찾았다. 언어문제집을 열심히 풀기만 하고 틀린 문제를 정리하지 않았던 것이다.
이제까지 공부한 문제집에서 틀린 문제를 모두 오려 유형별로 정리하라고 조언한 뒤 확인해보니 잘 틀리는 유형이 12개 정도. L군이 각 유형별 문제마다 정답을 골라내는 가장 좋은 전술을 마련하는데 5시간도 걸리지 않았다. 이후 100점 수준이던 언어점수는 110점대로 급상승했다. 사회탐구도 오답들을 정리하니 1, 2점씩 올랐다. 오답노트의 위력을 확인하는 순간이었다.
오답노트를 만들지 않는 학생들은 점수를 흘리고 다니는 학생들이다. 잘 틀리는 유형의 문제들을 만나면 '아, 저 어려운 문제'라는 생각으로 위축되면서 다시 틀린다. 그래도 학생들은 대책을 세울 생각을 하지 않는다. 오답노트를 만드는 방법도 모르고 알아도 귀찮아 하기 때문이다.
오답노트 작성법은 과목에 따라 다르다. 언어과목은 잘 틀리는 문제 유형에 대한 풀이 전략을 만들면 된다. 마련된 전략대로 문제를 풀었는데도 다시 틀린다면 풀이전략을 점검해 수정해야 한다.
내 경우 수능 준비 당시 기출문제 90개 정도의 유형에 대해 풀이 전략을 만들고 계속 수정하는 작업을 했다. 수학은 틀린 문제를 노트에 정리하고 시간날 때마다 다시 풀면서 고민하면 된다. 과탐 영역의 오답노트 작성은 틀린 이유에 따라 분류하는 게 좋다. 지식이 부족해 틀린 것, 자료 해석의 실수, 도표 그래프의 분석의 오류 등으로 나눠 정리한다. 사탐은 과목별로 정리하고 영어는 문법문제에 대비한 오답노트가 무난하다. 고3은 여름방학 중에 꼭 오답노트를 만들기 바란다. 어떤 공부방법으로도 하루 이틀에 5∼10점을 올릴 수는 없다. 오답노트 만이 가능한 방법이다.
/황&리 한의원장 겸 수험생 컨설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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