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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위 잡으러 왔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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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위 잡으러 왔어요"

입력
2003.07.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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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올 여름 대표가수다."신나고 흥겨운 댄스 음악의 계절인 여름. 고속도로를 달리는 차 안이나 해변, 계곡에서 휴가 분위기를 돋울 수 있는 시원한 댄스곡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매년 여름 장마처럼 빠지지 않고 찾아오는 그룹 쿨(COOL). 이제 쿨의 노래 없는 여름은 캐롤송 없는 크리스마스나 성룡 영화 없는 추석 연휴처럼 허전하다. 1995년 이재훈 김성수 유리 등 현 멤버로 2집을 낸 이래 이번 8집에 이르기까지 모든 앨범을 여름에만 냈다. 어느새 바캉스 필수품으로 자리 잡은 만큼 앨범 판매도 순탄하다.

타이틀 곡은 '결혼을 할 거라면'. 재미있는 가사와 절로 몸이 들썩이는 쉽고 신나는 멜로디의 '쿨 표 댄스 곡'을 기다렸던 이라면 "좀 다르네" "별로 안 신나네"라고 느낄 수도 있다. 결혼을 소재로 한 가사나 다른 히트 곡에 비해 느린 템포 때문이다.

하지만 슈퍼맨, 원더우먼, 스파이더 맨 등으로 분장하고 찍은 재킷 사진에서처럼 여전히 녹슬지 않은 장난스러움, 가사에 숨겨진 위트 등은 한여름 잠시나마 기분을 경쾌하게 만들기에 충분하다. "비슷한 노래만 하고 발전이 없다"고 비난할 수도 있다. 하지만 단명하는 댄스 그룹 속에서 매년 여름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즐거움을 주는 그 한결같음은 높이 평가할 만하다.

김현정도 시원시원한 외모 탓에 여름이 어울린다. 더운 여름 공기를 가르는 칼 같은 목소리는 시원하다. 그 역시 3집을 제외하고는 모두 여름에 새 앨범을 발표했다. 이번에 발표한 6집 'Hit For Six'의 타이틀 곡은 '끝이라면'. '날 떠나 왜 다시 돌아와 지우려는 날 괴롭혀/ 남은 게 뭐야 니가 남긴 상처들 뿐 다시는 이런 장난 같은 사랑은 하지 않을래 /날 그냥 내버려둬'라는 내용.

1998년 '그녀와의 이별' 이후 매번 배신한 남자를 '너'라 부르며 서릿발 내릴 정도로 무섭게 복수를 다짐하는 비슷비슷한 노래를 내놓은 탓에 시원한 노래 실력은 빛이 바래는 느낌이다. 새 앨범을 낼 때마다 노출이 심해지고 화장도 짙어졌던 그지만 이번에는 멜로디 춤 의상 등 모두 군살을 뺐다. 앨범 재킷도 긴 생머리에 평범한 의상 차림이다. 침을 맞아 체중도 5㎏이나 뺐다고.

매 여름이면 더 생각나는 그룹인 '클론'의 자리를 메우겠다며 나타난 남성 2인조 그룹 '원투'. 클론같이 시원시원한 춤 실력과 무대 매너에 박진영 식의 섹스 어필하면서도 코믹한 노래를 합쳤다. '원래 건방진 말투'의 줄임말이라는 그룹명에서부터 '얼음 하면 멈추고 땡 하면 춤춰요. 자 얼음 자 땡'하는 재미있는 가사의 타이틀 곡 '자∼엉덩이'까지 끊임없이 웃음이 터져 나오게 한다.

재미있는 가사와 쉬운 멜로디 뿐 아니라 부담 없이 따라 할 수 있는 쉬운 안무까지 여름용 그룹으로 손색이 없다. 멤버 오창훈, 송호범은 소문난 춤꾼. 그룹 마운틴 스크림 등에서 활동했던 이들은 95년 구준엽의 소개로 만났으며 데뷔 앨범 전곡을 박진영이 작사, 작곡했다.

줄곧 겨울에 새 앨범을 발표했던 이정현도 이번에는 여름가수 대열에 합류했다. 새 앨범 '썸머파티'에는 파티에 어울리는 타이틀곡 '썸머댄스' 등 신나는 댄스곡 네 곡이 담겨 있다. '테크노 여전사' 이미지는 벗어 던지고 귀엽고 시원한 느낌을 강조했다. 노래가 경쾌하고 미니 스커트에 줄무늬 셔츠, 해군 모자 차림으로 휴양지에서 찍은 귀엽고 섹시한 뮤비가 VCD로 딸려 있다.

/최지향기자 mist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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