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지검 형사4부(양재택 부장검사)는 21일 재건축조합 관계자를 협박해 3억9,000여만원의 금품을 받아 챙긴 국민은행 노조위원장 김모(46)씨를 폭행 등 혐의로 구속기소했다.검찰에 따르면 김씨는 경기 안양시 비산동지점에 근무하던 2000년 재건축조합 이주비를 유치하던 과정에서 알게 된 안양시 비산동 주공2단지 아파트 재건축조합 총무이사 전모씨에게 "재건축조합의 비위 사실을 청와대에 알리겠다"고 협박, 3억9,200만원을 뜯어낸 혐의다. 김씨는 지난 98년 3월∼지난해 2월까지 대출서류를 위조하는 등 수법으로 1억2,500만원을 횡령한 혐의도 받고 있다. 김씨는 또 노조위원장으로 재직 중이던 지난해 6월 폭력배 2명을 동원해 인터넷에 자신에 대한 비난글을 올린 은행원 A씨를 협박하기도 한 것으로 밝혀졌다. 김씨는 지난 2001년 9월부터 3년임기의 노조위원장으로 일해왔다.
검찰 관계자는 "김씨는 월급을 가압류당하고 채무과다 혐의로 특별감찰을 받게 되자 범행에 나섰다"며 "특히 폭력배 동원 부분은 노조위원장으로서의 윤리의식마저 실종된 행동"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노조 관계자는 "사건 내용을 잘 알지 못해 지금으로서는 입장을 밝히기 곤란하다"고 말했다.
한편 검찰은 이날 하도급업체 선정 등 과정에서 업체로부터 1억6,600만원을 받은 재건축조합장 홍모씨와 "아파트를 분양받도록 해주겠다"고 속여 피해자 2명으로부터 3억6,000만원을 받은 전씨 등 재건축사업 비리사범 3명과 안양시청 도시교통국장 재직 당시 재건축사업 관련 업체로부터 1,500만원을 받은 경기도청 도시주택과장 강모씨를 함께 구속기소하고 4명을 불구속기소했다.
/박진석기자jseo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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