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휴양지 하와이에서 가장 가난한 사람들은 누구일까. 바로 훌라춤의 원조인 하와이 원주민이다.20일 워싱턴 포스트는 미국 본토의 아메리카 원주민(인디언)과 마찬가지로 이주민에 밀려 소외된 삶을 이어가는 하와이 원주민들의 복권 노력을 소개했다. 하와이는 1893년 미군의 지원을 받은 원주민 반란세력이 릴리우오칼라니 왕정을 무너뜨리고 미국 영토에 편입된 뒤 1959년 미국의 50번째주가 됐다. 하지만 원주민의 생활 수준은 악화일로를 걸었다.
현재 하와이 인구의 20%에 불과한 소수민족으로 전락한 원주민들은 최근 주 정부 산하 하와이원주민행정청(OHA)을 중심으로 "인디언, 알래스카 원주민(이뉴이트족)에 이어 미국의 세 번째 원주민으로 인정해 달라"며 연방정부를 상대로 다각도의 로비활동을 하고 있다. '자결권'을 인정받아 자치기구를 구성하고 원주민만을 위한 의료·교육제도와 경제발전을 모색할 수 있게 해 달라는 것이다. 이들은 하와이의 천연자원 및 해변 사용료와 옛 하와이왕국 영토에서 나오는 수입의 일부를 나눠줄 것도 바라고 있다.
숙원이던 자결권 요구가 최근 또 다시 불거진 계기는 원주민 전통학교의 '원주민 입학 우대' 방침에 대해 연방 법원이 인종차별이라며 제동을 걸 조짐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원주민들은 "어려운 상황에서 그나마 교육을 통해 고유 문화를 지키려는 노력을 인종차별로 폄하하는 것은 불공평하다"고 반발하고 있지만 워싱턴 정가의 관심은 턱없이 모자란 게 현실이라고 워싱턴 포스트는 전했다.
/김용식기자 jawoh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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