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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여름 불청객 오존 "두 얼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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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여름 불청객 오존 "두 얼굴"

입력
2003.07.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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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마가 끝나면 도시에 사는 사람들에게 어김없이 찾아오는 불청객이 있다. 바로 오존이다. 벌써 지난달 6∼8일 3일간 대구지역에는 오존주의보가 발령됐다. 오존이 우리 주위에 많이 발생하면 호흡기 질환과 피부암 등을 일으켜 인체에 해를 끼친다. 그러나 지구 대기권에 있는 오존층은 태양에서 나오는 강력한 자외선을 차단시켜 인체와 동식물에 매우 유익한 역할을 한다. 또한 오존은 강력한 살균력과 산화력, 탈색력을 갖고 있어 하수 살균, 악취 제거 등에 사용되기도 한다. 이처럼 두 얼굴을 가진 오존에 대해 알아보자.오존은 무엇인가

그리스어로 '냄새'라는 뜻을 가진 오존(0₃)은 산소 원자가 3개 붙어 있는 것이다. 약간 비릿한 냄새가 나며 기체는 담청색, 액체는 흑청색, 고체는 암자색을 띤다. 일반적으로 공기 중에 있는 산소는 원자 2개(O₂)가 붙어 있는 것으로 이런 상태가 가장 안정적이다.

반대로 오존은 불안정해 항상 원자 2개인 보통 산소와 원자 1개인 산소로 나눠지려고 한다. 원자 1개인 산소도 말썽꾸러기다. 이것은 생물이나 금속 등 아무 곳에나 잘 달라붙어 변성시킨다. 오존이 많다는 것은 결국 원자 1개인 산소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오존은 벼락칠 때 많이 발생한다. 가 쪼개지는데는 많은 에너지가 필요한데 벼락이 그 에너지를 제공하는 것이다. 벼락칠 때 발생하는 1억볼트(V)이상의 강력한 에너지를 받으면 공기 중에 있는 많은 산소(O₂)가 2개의 산소(O)로 나뉘어진다.

그렇게 만들어진 산소(O)는 주변의 산소(O )에 달라붙어 오존(0₃)을 만든다. 이런 원리를 이용해 주로 전기 방전으로 오존을 만든다.

오존은 표백효과가 뛰어나 펄프나 섬유의 탈색에 이용된다. 악취 제거에도 탁월한 효과가 있다. 콩나물이나 녹두나물 재배용 물을 오존으로 처리할 경우 성장이 빠르고 품질이 좋아진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두 얼굴의 오존

전체 오존의 90%는 지상 10∼50㎞에 있는 성층권에 밀집돼 오존층을 이루고 있다. 오존층에 있는 오존은 태양광선 중 생명체에 해로운 자외선을 95∼99% 흡수해 지구상의 인간과 동식물의 생명을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

오존층이 없으면 태양에서 나오는 강력한 자외선이 직접 땅에 도달해 피부암, 백내장 등을 일으키고 인간의 면역기능을 떨어뜨린다.

1970년대 이후 오존층의 오존량이 계속 줄어들고 있다. 이는 냉장고나 에어컨의 냉매제, 헤어스프레이용 분무제 등으로 쓰이는 프레온가스와 할론, 질소 산화물들이 오존층을 파괴하기 때문.

이에 따라 선진국을 중심으로 오존층을 파괴하는 물질의 사용을 규제하자는 운동이 진행되고 있고 우리나라도 1999년 7월부터 프레온 가스를 냉매로 사용하는 기기의 생산을 중단했다.

반면 지표면으로부터 10㎞ 이내의 대류권에 존재하는 나머지 10%의 오존은 어떤 역할을 할까? 대기 중의 오존은 성층권의 오존에서 지표면으로 내려온 것이 아니다. 이 오존은 자동차 배기 가스의 주성분인 질소 산화물이 자외선에 의해 분해될 때 나온 산소 이온이 공기 중의 산소 분자와 결합해 발생한 것이다. 대기를 오염시키는 대표적인 물질이 바로 이 오존이다.

대기 중의 오존은 건강한 사람에게는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그러나 오존의 농도가 짙어지면 사람의 호흡기나 눈을 자극하는 등 인체에 해를 끼치고 농작물의 성장도 방해한다.

오존 농도가 0.1ppm일 경우 그 다음날 사망자가 7% 증가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그리고 오존주의보(오존농도가 0.12ppm 이상일 때)가 발령된 때에는 건강한 사람이라도 눈물, 기침이 나고 오존경보(0.3ppm 이상일 때)가 내려질 수준에 이르면 어린이, 노약자는 두통, 폐 기능 저하, 시력 저하 등의 증세가 나타난다.

오존이 몸에 해로운 것은 오존이 분해될 때 떨어져 나오는 산소 이온 때문이다. 체내에서 이 반응이 일어날 경우 이 산소 이온은 세포를 파괴하는데 특히 호흡기에 치명적이다.

따라서 천식, 폐기종 등 호흡기 질환을 앓고 있는 사람들에게 오존은 천적이다. 그러므로 오존주의보가 내려지면 외출을 삼가고 특히 여름철 오후 3시경에는 오존의 농도가 최고가 되기 때문에 외출과 운동을 하지 않는 게 좋다.

/권대익기자 dkwon@hk.co.kr

<도움말= 구정완 가톨릭대 의대 예방의학교실 교수, 김연희 숭실대 한국과학사 강사, 권영근 강원대 생화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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