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어릴 때만 해도 신문은 세로쓰기에다가 한자투성이여서 기사 내용을 이해하기 힘들었었다. 이제는 신문은 가로쓰기이고 가급적 한자를 자제하고 있다. 그래서 신문 읽기가 쉬워졌다 싶었는데 언제부터인가 외국어, 외래어가 많이 쓰이기 시작해 다시 신문 읽기가 불편해졌다.한국일보를 읽다가 각 지면에서 로드 맵, 모멘텀, 어젠다, 패러다임 같은 단어에 부닥치면 갑자기 신문 읽는 흐름이 끊기는 기분이다. 도대체 이런 단어들의 정확한 의미를 아는 한국인이 얼마나 될지 궁금하다. 가만히 보면 우리 말이 없어서 어쩔 수 없이 이런 단어들을 쓰는 것도 아닌 것 같다. 한국일보는 누구나 읽는 신문이니만큼 남녀노소, 세대, 학력 차이에 무관하게 편하게 읽을 수 있어야 한다. 거창하게 한글사랑을 떠올리지 않더라도 우리 말이 있다면 당연히 그것을 써야 한다. 그래야 신문을 읽는 사람들의 무분별한 외래어 남용도 줄어들 것이다.
/이지연·lwh197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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