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은 올 초 국정연설에서 이라크가 니제르로부터 우라늄 수입을 추진했다는 정보를 발표하기에 앞서 국무부가 "이 정보가 매우 의심스럽다"는 평가를 보고했음에도 불구, 이 보고서를 다 읽어보지 않았다고 워싱턴 포스트가 19일 보도했다.워싱턴 포스트에 따르면 백악관은 전쟁 전 부시 대통령의 '이라크 핵 위협' 연설이 상당한 근거가 있었음을 알리기 위해 이날 기자들에게 미국 내 6개 정보기관이 지난해 작성한 극비 정보보고서를 공개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당시 정보기관 대부분은 "이라크가 핵무기 프로그램을 위해 우라늄 농축 노력을 재개하고 있다는 강력한 증거가 있다"고 주장했으나 국무부 산하 정보연구국은 "이러한 증거가 후세인의 우라늄 구입 기도를 강력히 뒷받침하지 않으며 따라서 매우 의심스럽다"고 평가했다. 보고서는 특히 각주를 통해 "보고서 말미에 붙여진 국무부의 다른 견해를 읽으라"고 주문했으나 당시 부시 대통령은 물론, 콘돌리사 라이스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도 보고서를 모두 읽지 않았으며 국무부의 '매우 의심스럽다'는 견해도 모르고 있었다고 백악관은 밝혔다.
워싱턴 포스트는 또 최근 영국에서 논란의 초점이 되고 있는 '후세인 정권이 45분 안에 생화학 무기를 발사할 수 있다'는 정보와 '이라크와 알 카에다가 깊숙히 연관돼 있다' 등의 정보를 백악관이 발표하기 전 중앙정보국(CIA)의 확인을 거치지 않았다고 20일 보도했다.
이와 관련 칼 레빈 민주당 상원의원은 19일 "부시의 우라늄 주장은 부주의한 실수가 아니라 정부가 그것을 믿고 있는 것처럼 국민을 속이기 위한 것이었다"며 "진실은 정보당국이 그것을 믿지 않았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김용식기자 jawohl@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