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 우리의 1인당 국민소득(GNI)은 1995년에 이어 다시 1만달러 수준을 넘어섰으나, 다른 나라와 비교가 가능한 2001년 소득기준으로 순서를 따지면 우리는 세계 54위에 랭크되어 있다. 소득 2만달러가 되려면 현재의 싱가포르(세계 26위, 2만613달러) 수준으로 소득을 늘려나가야 한다.우리가 앞으로 5∼10년 이내에 소득 2만달러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환율, 물가 등 경제지표의 안정이 필수적이며, 내실 있고 높은 경제성장이 지속되어야 한다. 대외여건이 불투명하고, 핵심 성장산업이 뚜렷하게 부상되지 못하고 있는 상황 등 우리 경제의 앞날을 예측하는데 많은 어려움이 있으나, 우리 경제의 강점을 꼽아보면 소득 2만달러 달성은 결코 과욕이 아니라고 생각된다.
우선 세계 5위 이내에 속하는 조선·반도체·자동차·철강 등 우리의 주력산업은 장년기(壯年期)에 있고, 세계 최고 수준의 초고속 정보통신망과 국민들의 인터넷 사용률은 정보화 지식기반 경제의 발전을 뒷받침해줄 것이다. 우리의 전통산업을 정보화시켜 나가는 노력도 활발하게 전개되고 있다.
이와 같은 우리 산업의 강점을 더욱 키워나가고 장기적 잠재력을 확충시켜 나가기 위해서는 기술혁신을 통한 생산성 향상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런 의미에서 특허는 광범위한 분야에서 기술개발을 촉진시켜 나갈 수 있는 가장 효율적인 「인센티브」다.
이 같은 인식을 반영하여 미국은 지난 2월 특허심사기간 단축, 특허청 심사인력의 획기적 증원을 주 내용으로 하는 "21세기 전략계획"을 수립, 추진하는 등 지식재산 시스템을 통해 세계 경제를 주도하기 위한 특허중시정책(pro-patent)을 클린턴 행정부 이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일본 또한 총리를 중심으로 전 내각이 참여하여 " 지식재산전략대강" 을 마련, 지식재산입국 실현을 통해 장기적인 경기침체의 돌파구를 마련키 위한 정책을 추진해나가고 있다. 이는 미국과 일본이 특허제도를 적극 활용하여 자국의 기술보호와 발명을 장려해나가는 것을 21세기 가장 중요한 정책 과제의 하나로 삼고 있음을 의미한다.
최근 한국개발연구원(KDI)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전체 특허출원 1%의 상승은 3∼5년에 걸쳐 우리의 경제성장률을 0.11% 포인트 증가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즉, 2001년을 기준으로 특허출원 1,000건의 증가가 국민소득 4,500억원의 증가효과를 가져온다는 것이다.
과거 5년간 우리의 특허출원 증가율은 평균 10%수준에 이르고 있으며 2002년 총 출원건수가 29만여 건으로 세계 4위로 올라섰다. 또한 특허심사과정에서 축적된 9,600만건의 대내외 특허정보자료는 국내외 선행기술의 파악을 통한 중복투자의 예방과 세계 각국의 기술개발 동향을 알아볼 수 있는 좋은 자료가 되고 있다.
선진국에 비해 기술축적 수준이 빈약한 우리가 핵심 원천기술을 보다 많이 확보하고 기술 개발이 기업·학교·연구기관은 물론 일상생활 속에서 자연스럽게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기술개발에 대한 여건조성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런 점에서 이번에 한국일보가 주최한 "100대 우수특허제품"선정사업은 발명가에게 자기제품을 알릴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발명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을 높이는 좋은 계기가 될 것이다.
실속 있는 2만 달러 국민소득 달성은 기업규모나 전통 산업 또는 첨단산업 구분 없이 모든 분야에서의 광범위한 기술혁신과 생산성 향상 노력을 통해서 이루어 질 수 있고, 국민 모두가 손쉽게 접근할 수 있는 특허제도의 운영은 발명과 기술개발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을 더욱 높여 줄 수 있는 촉매제가 될 것이다.
/하 동 만 특허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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