鄭대표 "사진기자들좀 말려줘"굿모닝시티 자금 수수 혐의를 받고 있는 민주당 정대철 대표가 일거수 일투족을 쫓는 사진·카메라 기자들의 '파파라치식' 취재로 몹시 곤혹스러워 하고 있다. 사진 기자들이 민주당사 앞에서 진치고 있다가 정 대표 차를 뒤쫓는 것은 다반사고 정 대표 집 앞에서도 24시간 진을 치고 밤샘하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급기야 이낙연 비서실장은 18일 고위당직자회의에서 "기자들이 정 대표 집 앞에서 기다리고 있는데, 이웃 주민들이 안온한 생활을 방해 받는 등 대단히 불편을 느끼고 있다"면서 "주민 처지도 생각해 달라"고 하소연했다.
실제로 시사프로그램인 MBC 2580과 SBS 세븐데이즈의 취재·카메라팀은 17일부터 18일 아침까지 정 대표 집 앞에 취재차량을 대놓고 밀착 취재를 한 뒤 출근하는 정 대표를 당사 사무실까지 뒤쫓아왔다. 몇몇 일간지 취재기자들도 이날 아침 정 대표와의 인터뷰를 위해 새벽부터 정 대표 집 앞으로 출근했다. 17일 오후에는 정 대표가 김상현 의원의 차에 동승한 것을 본 한 일간지 사진기자가 정 대표가 도중에 내린 것을 미처 보지 못한 채 김 의원의 차를 뒤쫓아 골프장까지 따라가 결국 허탕을 치는 해프닝도 벌어졌다.
언론사의 정 대표 밀착 취재 경쟁은 13일 밤 정 대표와 문희상 청와대 비서실장이 심야회동을 갖고 나오는 장면이 중앙일보에 보도된 뒤부터 불이 붙었다. 16일 밤에는 정 대표가 리베라호텔서 김원기 고문을 만나고 나오는 것이 뒤쫓던 조선일보 사진기자에 포착되기도 했다.
/이진동기자 jaydlee@hk.co.kr
崔대표 "네탓" 리더십?
정국 현안에 대한 한나라당의 거듭된 혼선 속에 최병렬 대표의 '네 탓이오' 리더십이 도마에 오르고 있다.
최 대표는 최근 특검법과 외국인 고용허가제 처리문제 등을 둘러싸고 당내 불만과 갈등이 불거지자 홍사덕 총무에게 두 번이나 공개적으로 책임을 전가했다.
그는 15일 밤 이회창 전총재의 빙모 상가에서 기자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총무 때문에 열 받았다"며 당론과 달리 외국인 고용허가제를 이날 국회 본회의에서 처리키로 여당과 합의했던 홍 총무를 질타했다. 이어 이강두 정책위의장에게는 "홍 총무 좀 제대로 잡으라"고 말했다. 앞서 최 대표는 지난 주 홍 총무가 지도부와 상의 없이 특검법을 수정해 국회 법사위를 통과 시키자 "기대했던 결과가 나오지 않아 섭섭하다"는 자신의 입장을 박진 대변인에게 굳이 발표토록 했다.
이에 대해 당사자인 홍 총무는 "그 분을 잘 아는 사람들은 늘 그러려니 한다"고 개의치 않는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지만 일반 의원들의 시선은 차갑다. 한 의원은 "대표가 공개 석상에서 당직자를 면박 주는 것은 흔치 않은 일"이라며 "결국 최종 책임을 져야 하는 자신의 얼굴에 스스로 침을 뱉는 꼴"이라고 꼬집었다.
한 중진은 최 대표가 사무총장, 원내총무 등 당직 경험이 거의 없는 점을 들어 "조직의 장이 어떻게 처신해야 하는지 아직 잘 모르는 모양"이라며 "자기 이미지 관리나 면피에 신경 쓰는 지도자는 곤란하다"고 일갈했다.
/유성식기자 ssyoo@hk.co.kr
"대통령 옆자리 내거야"
18일 청와대에선 노무현 대통령이 전날 대전에서 프로야구 올스타전을 관람할 때 한화그룹 김승연 회장이 보여준 '튀는 행동'이 구설수에 올랐다.
노 대통령이 시구를 마친 뒤 귀빈석으로 옮겼을 때 김 회장은 자신의 지정석이 아닌 데도 노 대통령의 바로 왼쪽 옆 자리에 앉았다.
이 자리에는 원래 이창동 문화부장관이 앉게 돼 있었으나 김 회장은 귀빈석으로 들어오면서 이 장관에게 '양해'를 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청와대 의전, 경호 관계자들은 이를 사전에 몰랐던 탓에 김 회장을 2∼3차례 제지했으나 김 회장이 그냥 앉아 버려 더 이상 손을 쓸 수가 없었다고 한다.
김 회장은 대전이 연고지인 한화 이글스의 구단주 자격으로 행사에 참석했다.
노 대통령이 25분쯤 뒤 자리를 뜰 때까지 김 회장은 계속 노 대통령과 얘기를 나누며 '친밀함'을 보여주려 애썼는가 하면 야구공 세 개에 노 대통령의 사인을 요청했다.
노 대통령이 공 세 개에 모두 '파이팅 한화 이글스, 노무현'이라고 적어주자 김 회장은 이 공을 바닥에 굴려 10m가량 떨어져 있던 자신의 비서에게 전달, 함께 있던 청와대 참모진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이를 지켜본 청와대 관계자들은 "어떻게든 권력과 가까이 하려고 노력했던 재벌들의 구태를 다시 보는 것 같아 씁쓸했다"고 입을 모았다.
/고태성기자 tsg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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