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진(사진) 농림부 장관의 사표제출 파문은 정찬용 청와대 인사보좌관이 17일 오후 직접 김 장관을 설득했으나 김 장관이 사의를 번복하지 않음으로써 상황이 일단락됐다. 정 보좌관은 통의동 중앙인사위에서 김 장관을 40여분 동안 만나고 난 뒤 윤태영 청와대 대변인을 통해 "노무현 대통령이 18일 오전 최종 결정할 예정"이라고 전했으나 사표 수리는 이미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졌다. 청와대측은 이와 관련, 18일 오후에 후임 인선을 위한 인사위원회가 소집된다는 사실을 굳이 부인하지 않았고 하마평과 함께 검증 작업이 시작됐다는 얘기도 흘러 나왔다.정 보좌관은 전날 하루종일 연락이 두절됐던 김 장관의 가족에게 부탁한 끝에 김 장관을 만나 "사표제출은 대통령의 국정 운영에 부담을 줄 수 있고 법적·제도적으로 항의할 방법도 있다"며 김 장관의 사표 철회를 권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 보좌관은 이 자리에서 잠적 등의 행태에 대한 노 대통령의 질책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김 장관은 "노 대통령에게 미리 여쭙지 못해 죄송하다"면서도 "13년간 계속된 국책사업이 사법적 판단으로 중단되는 것은 타당치 못하다"고 소신을 굽히지 않았다. 김 장관은 이어 "누구라도 나서서 항의의 의사표시를 해야 하는데 나로서는 장관직을 걸고 의사표시를 한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 보좌관이 김 장관을 만나기 전에도 이미 사표 철회 의사가 없다는 소식이 전해졌고 청와대 내에서는 "평양감사도 저 하기 싫으면 그만"이라는 얘기가 나오는 등 일찌감치 상황이 정리되는 분위기였다. 정 보좌관은 김 장관을 만난 뒤 프로야구 올스타전 개막식 시구를 위해 대전으로 향한 노 대통령을 수행하면서 김 장관과의 면담 결과를 보고하고 후임 인선 방향에 대한 노 대통령의 구상을 들은 것으로 전해졌다.
/고태성기자 tsg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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