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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페리의 경고, 예사롭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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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페리의 경고, 예사롭지 않다

입력
2003.07.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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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북한이 전쟁을 향해 표류하고 있으며 올해 안에 전쟁이 발발할 수도 있다"는 윌리엄 페리 전 미국 국방장관의 경고가 왜 그런지 찜찜하다. 우리가 페리의 예측에 무게를 두게 되는 이유는 두 가지이다.첫째, 부시 정부가 김정일과의 대화를 '부도덕하다' 며 진정한 대화를 하지 않음으로써 북핵정책의 통제력을 잃었다는 그의 지적은 일리 있다고 생각한다. 페리는 북한의 폐연료봉 재처리로 나아가는 것을 지극히 위험한 일로 보고 있다. 북한이 핵실험에 착수하고 핵탄두를 보유하면 테러단체나 미국의 적국에 핵탄두를 수출하게 되고 이는 곧 미국 본토에서 핵폭탄이 터질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둘째로 페리의 경고에 귀를 기울이지 않을 수 없는 이유는 워싱턴에서 차지하는 그의 위상과 신뢰감이다. 그는 지난 94년 북핵 위기가 고조되었을 때 클린턴 정부의 국방장관으로서 영변 폭격계획에 참여했던 핵심 인물이다. 그 후 클린턴 정부의 대북 포용정책의 근간이 되었던 '페리보고서'를 작성했던 사람으로 아직도 국방부 주변에서 대북정책 전문가로 광범한 신뢰를 얻고 있다. 북미 간 군사충돌의 패턴을 누구보다도 잘 예측할 위치에 있다고 보아야 한다.

페리의 경고와 때를 같이해 북한이 폐연료봉 재처리 완료를 미국에 통고했음이 확인되었다. 북한의 주장에 의문점이 없지 않지만, 중요한 포인트는 북한이 핵무기 개발 의사를 미국에 통고한 점이다.

위기가 팽배할수록 타협 가능성도 커진다. 정부는 페리의 경고를 새겨들으면서 이 위기에 적극적으로 대처해야 한다. 북핵 문제의 평화적 해결이라는 외교적 승리가 부시의 재선가도에 도움된다는 점을 강조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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