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욱(22·안양·사진)이 달라졌다. 순한 양 같던 그가 거친 야생마로 변신, 올림픽 대표팀의 사이드어태커(측면 공격수)로 입지를 확고히 다지고 있다. 14일 대구에서 열린 올림픽대표팀과 PSV 아인트호벤의 경기는 최태욱의 변신을 단적으로 보여줬다.전반부터 오른쪽 미드필더로 나선 최태욱은 상대의 거친 수비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좌우 최전방을 쉴새없이 휘저었다. 전반 42분께 상대의 오른쪽 코너에서 아인트호벤의 이영표를 따돌리고 골키퍼 앞까지 치고 들어가 위협적인 슛을 날리기도 했다.
최태욱의 진가는 후반 들어 더욱 빛났다. 최종 공격수와 다소 손발이 맞지 않던 전반과는 달리 후반에 투입된 스트라이커 정조국과 환상 콤비를 형성, 첫 골을 합작해 냈다. 최태욱은 후반 5분 상대진영 아크 오른쪽에서 정조국에 볼을 찔러줘 첫골을 유도했고 종료 직전 멋진 크로스패스를 연결하는 등 여러차례 득점 찬스를 엮어냈다.
사실 최태욱은 그 동안 내성적인 성격 때문에 손해 본 측면이 없지 않았다. 소심한 성격 때문에 자신의 기량만큼 충분히 평가받지 못했고 해외 진출에도 장애요인이 됐던 것이 사실이다. 지난 해 월드컵 대표팀에 발탁됐으면서도 벤치를 지켜야 했던 것도 그의 성격과 무관치 않다.
그러나 올림픽대표팀에 합류하면서 자신의 단점을 과감히 떨쳐내기 시작했다. 그의 재능을 눈여겨 본 김호곤 올림픽대표팀 감독의 격려도 큰 힘이 됐다. "너는 잘할 수 있고, 실제로 능력이 있다. 자신감을 갖고 마음껏 플레이하라"고 독려해온 김 감독은 공격의 물꼬를 트는 역할을 하는 그에게 대표팀 주장 완장을 맡겨 힘을 실어 줬다.
김호곤 감독은 "최태욱은 대표팀의 간판 스타가 될 무한한 가능성이 있는 선수"라며 "23일 일본전에서도 오른쪽으로 기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박진용기자 hub@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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