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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하의 길위의 이야기] 마음은 콩밭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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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하의 길위의 이야기] 마음은 콩밭에

입력
2003.07.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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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 콩밭에 가 있다'는 말의 유래에는 여러 설이 있지만 가장 유력한 것은 역시 '비둘기 마음은 콩밭에 가 있고 며느리 마음은 서방에게 가 있다'는 민요나 노동요 구절에서 유래했다는 '비둘기 관련설'이다. 비둘기는 원래 콩을 무척 좋아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다리에 통신문을 매달아 보내 포위된 상황을 알리려 했는데 이 비둘기가 그만 콩밭으로 날아가 콩을 까먹는 바람에 부대가 전멸했다는 일도 전사에는 전해온다. 노동요 가운데 '콩 심으러 갈 때의 노래'가 있는데 여기에도 비둘기가 등장해 비둘기설을 뒷받침하고 있다. 마지막 구절이 의미심장하다. '가세 가세 저 건너 묵정밭에 콩 심으러 가세. 한 손에는 괭이 들고 한 손에 씨앗 들고 묵정밭에 콩 심으러 가세. 콩은 촘촘 잘 심었는데 비둘기 한 쌍이 불은 콩 하나를 수놈이 물어다가 암놈을 주고 암놈이 물어다가 수놈을 주고 먹자거니 말자거니 둘이 서로 어르는 소리. 과수댁은 기둥만 잡고 발발 떠네.'콩의 원산지는 우리나라 북부와 만주일대다. 그래서 지금도 한반도 전역에서 신종 야생 콩이 발견된다. 이는 원산지에서만 가능한 일인데 콩의 이 끈질긴 생명력과 함께 이 관용어구도 오래 살아남을 것 같다.

/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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