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크푸르트 학파를 대표하는 사회사상가로서 1960년대 서구 학생운동에 큰 영향을 준 헤르베르트 마르쿠제(사진)의 유골이 사후 24년 만에 독일 베를린에 안장된다. 유대인으로 베를린에서 태어난 그는 나치의 유대인 박해를 피해 외국으로 떠난 지 70년만에 고국에 묻히게 된 것이다.베를린 시 당국은 14일 "마르쿠제 유골이 그의 정신적 스승인 변증법 철학자 게오르그 빌헬름 프리드리히 헤겔의 묘 옆에 묻힌다"고 발표했다.
79년 미국 캘리포니아 주립대 교수를 지내던 그는 독일 서베를린 방문 중 심장발작으로 사망했다. 당시 마르쿠제의 부인은 "(심장발작은) 독일에서 수많은 유대인들이 재로 변해 사라진 일 때문에 일어났다"며 유해를 미국 코네티컷 주에 묻었다.
마르쿠제는 에리히 프롬 등과 함께 프랑크푸르트대학 사회연구소 설립에 참여했으나 1933년 나치 박해를 피해 스위스로 건너 갔다가 이듬해 미국으로 망명했다. 그는 미국에서 '1차원적 인간' (1964) 등의 저서를 내놓으며 신좌파 운동의 정신적 지주가 됐다. 프랑크푸르트 학파는 마르크스 주의의 영향을 받았으나 교조주의에 반대하면서 현대 사회에 대한 비판 이론을 전개했다.
마르쿠제의 손자인 해럴드씨는 "전형적 독일 지식인이었던 할아버지가 영면할 곳은 베를린"이라고 말했다. 베를린 자유대학 철학연구소는 유해 안장식에 앞서 17일 마르쿠제 철학을 주제로 심포지엄을 개최한다.
/김광덕기자 kd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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